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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삼청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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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007회 작성일 2007-07-29 22:18

본문

가을에 그대 만나러 나가는 날
위아래 검은 옷 입고 손에는
그대 흑백 사진  내 읽던 눈물 이어준
보람줄 살아 숨어 고이 잠든
책갈피 사이 피해 곱게도 끼어
사랑과 슬픔이 빗물 속에 첨벙첨벙 담겨 뛰노는
누군가의 시집 들고 나가겠습니다.
수제비 끓는 소리 들려와
빈대떡 올려놓은 가슴에 막걸리 붇고
시커먼 솥단지에서 풍기는 숭늉 냄새에
이 몸 싣고 올라가는 삼청공원 언덕
가을비는 가을과도 같이 내리고 있습니다.
집에 두고 온 그대에게 써 놓은 편지
그대에게 보내겠다는 받았다는 믿음의 증표
물에 넣으면 때지는 아픔 멀리하고 자연스럽게
짙어진 봉투와 분리될 수밖에 없는 우표
내 마르지 않는 타액이 부족해 떨어져나가
엷은 황토 빛 바니시 칠한 방바닥에 홀로 누워
그대 부름에 금방 포장한
비 내리는 鋪道 뜨거운 열기 증발해 뒤집힌 잔해로
우표는 그대와 함께 위아래 흰 옷 입고 오셨습니다.
가까이 그대에게 다가가 말하는 것보다
멀리서 말하는 친밀한 편지 말이
그대 마음 울림이 더해 되돌려 돌 수 없는 풍차
돌아가는 가을바람에 秋···秋 라고 새겨진 나뭇잎
지상에 떨어지는 찰나의 아픔처럼
오늘 편지 말 그대에게 전하지 않겠습니다.
추락(墜落)하는 나뭇잎에
秋落하는 가을은 가을비에 휩싸여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맨 얼굴로
그대에게 다가갈지라도 꼬인 그대로의
그대 맑은 음성 전하는 전화선
부드럽게 풀리듯이 가을에 그대도
나와 만나는 날
내 목도리 뜨다만 파란 털실 가위로 아프지 않게 잘라
어느 시인 시집에 두 갈래로 감아
감사히 내리는 가을비에 젖을 지라도
우산 받쳐 들지 말고 삼청공원에 오셨으면 합니다.
지금 내 얼굴 씻으려고 순결 찾아 물방울 숨쉬는
찬물 받아 놓은 세숫대야에 그대 얼굴 비춰지고
그 언제가 떨어져나가
하얀 세숫비누에 붙어있는 우표 떼 내어
순결의 물 묻기 전 내 입술에 붙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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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삼청공원!
그 공원앞 음식점에서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는데
택시기사의 이상한 눈초리
그 곳에 수많은 눈물들이
보내주는 아수성에 지금도 시끄러운
매미소리처럼 짜릿한 그 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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