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고샅길에서 시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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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필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2건 조회 1,566회 작성일 2007-09-06 00:38본문
강쇠바람 방패 삼아 아폴론의 불화살 막아내며
화상 입은 가이아의 환부를 가랑비로 도포하고,
확장한 베란다 창가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울음 소리
대지에 흩어지며 열기의 각질을 녹일 때
잦은 펌과 염색으로 지쳐있던 머릿결 가윗날에
싹둑 잘렸다 금빛 물결로 반짝거릴 때
주체할 수 없는 표현의 아우성은
습관의 냉동실이 뿜어내는 냉기의 채찍으로
마비가 되어버린 언어의 심장에 상상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발딱거리는 붉은 펌프는 온 몸을 휘돌며 비유와 상징을 운반하고
기다란 행렬을 이루며 치렁치렁 매달리는 관형어와 부사어는
무게를 감당치 못해 가위에 잘려지고 수식어는
정맥을 타고 흐르다가 송글송글 이마의 땀방울로 맺힌다
상상의 돌기가 왕성해지는 가을의 고샅길에서 간택되기를 기다리는 액상의 언어
상감 청자와 백자를 교배한 백청자를 구워 담아내고 싶다
2007. 9. 5 수요일 14:01분
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의 정취만큼이나
풍성하고 아름다운 시,
많이 쓰시길 기원합니다.
건강하시고요.
즐감했습니다.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매달리는 관형어와 부사어를 떨치고 백청자같은 언어를 잘 구워내리라봐요
오늘처럼 비오는 가을 숲을 함께 걷고싶은 예쁜 이필영시인님 화이팅!
이필영님의 댓글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오셨네요? 반가워요. 비오는 가을 숲에서 제가 플룻 한 곡 뽑아 올릴까요?
요즘 그림 그리시느라 많이 바쁘시죠? 그림 그릴 시간도 부족하실텐데 늘 좋은 음악
들려 주셔서 상당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시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찾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어요. 저도 음악적인 감수성은 있는 편인데 시인님에 비하면 초라합니다.
늘 늘 행복하세요. 멋을 아는 시인님
김성회님의 댓글
김성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졿은 글이란 아름답지요.
마치 같이 그 길을 동행 한것 같아
이 아침이 상괘합니다.
오늘도 싱그럽고 상큼한 하루이길 바랍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고 멋진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숙님의 댓글
김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택된 시어들이 통통튀는 한편의 시를 만들어 내는군요
고운글 가슴에 품고갑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 가을은 이필영 시인님의 계절이 될까봅니다.
시작이 심상치가 않아 보입니다.ㅎㅎ
백청자 같은 시를 기다려 보렵니다.
올, 가을에는.....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토록 아름다운 방황으로 시가 만들어지고 쓰여지는군요.
오랜만이에요 시인님..
올 가을엔 송글송글 이마에 땀방울 맺으며, 멋진 글 많이 쓰시길요..
이선돈님의 댓글
이선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자처럼 아름다운 시 읽고 갑니다
추억의 가을 맞이 하시기 바랍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에서 시를 쓰고 싶으신 시인님의 마음이
소담스럽게 전해져 옵니다. `가을의 고샅길에서 시를 쓰고 싶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발딱거리는 붉은 펌프는 온 몸을 휘돌며 비유와 상징을 운반하고
기다란 행렬을 이루며 치렁치렁 매달리는 관형어와 부사어는
무게를 감당치 못해 가위에 잘려지고 수식어는
정맥을 타고 흐르다가 송글송글 이마의 땀방울로 맺힌다
~ 멋진시어에 머뭅니다
고운 가을 맞이하십시오^^
이필영님의 댓글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성회 시인님, 김영숙 시인님, 이선돈 시인님 덧글 주심에 감사합니다. 또, 김영배 시인님, 한결같은 덧글 감사드립니다.
멋진 '이파리의 침묵' 시집을 발간하신 전 온시인님, 멋진 이월란 시인님, 이선돈 시인님 그리고, 늘 절묘하게 시를 쓰시는 이순섭 시인님, 모든 일에 부지런하신 박명춘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덧글 주신 시인님들 모두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요즘 눈병이 유행이던데 유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