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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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 재래시장
일중/임남규
시장에 후끈한 바람이 불어
천막이 다 넘어지고
북새통이 따로 없다
"오징어가 한 마리 천원
새치가 세 마리에 오천 원
자반이 이천 원이요 옷"
"안 사도 좋아 무조건 천원
아 싸다 싸다아"
노릿노릿 구어 낸 풀빵 속 팥소가 뜨거워
후우 불어 한 입 베어 물고
소다가 덜 들어가 맛 좋으네 한다
살아 숨 쉬고 활기가 넘치는 이 세상
몇 가지 안 되는 채취물로 좌판을 깔고
늙은 아낙 쪼그려 앉아
황사 바람에 찬 점심 밥술은
좋은 세상 속의 고난의 삶이다
딸기가 한 그릇에 삼천 원
노란 참외가 한 봉지에 삼천 원
운동화가 오천 원
청바지가 만원
일할 때 입는 바지는 마구 골라 삼천 원
봄 쑥 절편이 한 봉지에 이천 원이라
한 봉지 사들고
아! 두릅과 머우나물을 한 움큼 싸게 준다네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튀겨내는
닭다리가 침을 삼키게 하고
김이 솟는 허연 찐빵이 폭신하고 매끄럽구나
화분의 꽃들이 한쪽에서 손짓하고
과일채소 모들이 여린 싹 모가지를 빼고 본다
작은 수레에 잡동사니 가득 싣고
고무판을 배에 대고 그 비좁은 통로를
엎드려 기는 불구자여! 쉬어가시오
오백원짜리 이쑤시개 한통 손에 집어드는데
저기 여인네 이 시장에서 목청이 제일 크다
"자 골라 보세요 싸게 드립니다
아저씨 아줌마!"
오랜만에 만난 지기 반갑구나
낮술 한잔 벌게진 얼굴을 쳐들고
장 바닥에 터 잡은 오늘 장시 구경하자
어허라
복잡하고 어수선한 시장통을 헤집는 소리
"할렐루야 예수 믿고 천당 갑시다"
대단하다
귀이개 한통 사 줄 일이지
세상으로 뛰어들기 어렵구나
알려 하면 슬퍼지는 재래시장 오일장
부대끼며 사노라니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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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함은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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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남규 시인님 오랜만입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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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에 부대끼는 안스럽도 있지만
정감이 오가는 풍경이 우리네 인생에
활력소도 주더군요
주신글 뵙고 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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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엔 장구경이 신이 났었는데...
옛생각 하다 갑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손근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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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 서울근교에선 정말 오일장다운 오일장을 만나기 힘듭니다.
대형유통업체에 밀려서 그렇답니다. 정말 오일장에 들려 잔치국수 먹고 싶은 휴일입니다.
행복한 휴일 맞으시길 바랍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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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똘뱅이가 되어 봅니다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