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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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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349회 작성일 2007-03-0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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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이 월란


먹을거리를 사러 한국식품점에 갔다. 간식거리 선반 위에서 언뜻 곳감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난 저 곳감을 오늘 먹어보지 못하면 집에 가서 울화병이 날거란 생각이 들었다. 뭐든 첫눈에 반한건 손에 넣어야 후회가 없다. 시장보기를 하면서도 내내 카트안에서 날 골올리고 있는 곶감을 한번 베어먹고 싶어 안달이 났다. 차에 들어오자마자 곶감팩을 뜯어 헐레벌떡 한입 베어물었다. 배만 고프지 않으면 안먹고 살았으면 딱 좋겠다고 늘 생각하던 내게 웬 식탐!!! 난 곳감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많이 먹어본 기억도 없다.

무지 달콤하고 쫄깃쫄깃했다. 짝짝 씹을 때마다 이상하게도 고향이 씹히고 있었다. 나무대문, 아버지의 선명한 문패, 화장실 옆 작은방의 연탄아궁이, 엄마의 아담했던 정원, 겨울이면 안방의 반을 고스란히 차지했던 탓에 들락거릴 때마다 걸리적거리던 이름모를 화초들, 시멘트로 발라진 부뚜막, 두 연탄 아궁이 중 한 아궁이에 코를 쳐박고 죽어갔던 해피라는 이름의 하얀 복슬강아지까지..... 개조되기 전의 어릴적 한옥의 모습이 샅샅이 씹히고 있었다.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뇌세포는, 가슴살은 얼마나 많은, 쓰잘데없는 기억들을 심어놓고, 키워내고 있는건지. 사이즈가 작은건 딱딱했다. 유통기한 날짜를 확인하는 내 시야가 이유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집한채를 다 씹어먹고 난 후에야 난 집에 도착했고 나머지를 꼭꼭 싸두었다. 두 세 개를 한꺼번에 먹어치웠다간 밥도 못먹을 판이다. 원래 건조식품들이 쪼그라진 부피로 사람을 얼마나 잘 기만하고 있는지 난 잘 알고 있다.

내일은 개조된 후의 집 한채를 씹어먹을 것이 분명했다. 

                                                                                                                                                          20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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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집 처마 밑에서 말려진 곶감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당분 또한 농축되어 씹고 씹어 넘기기가 아쉬울 정도의
맛나는 곶감 그 하나의 곶감이 우리의 향취를 담뿍 담은 추억 상자였었군요. 재미있는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떤 모습일까 상상을 해봅니다.  곶감을 허걱지겁 드시는 모습 말입니다.
호랑이가 제일 무서워 하는 곶감, 곶감 먹어 본지, 저도 수 년이 된 듯 합니다.
요즘 같이 먹을거리가 많은 세상에 말입니다. 한국 사람은 역시 누렁이소를 먹어야 합니다.
미국인들은 곶감을 먹을 수 있으련지....
저는 피자는 정말 못 먹겠더군요.
다른 이들은 맛있다 하는데.

안수빈님의 댓글

안수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저두 가끔 그러는 데요...곳감은 정말 먹음짓 스러워서 사서 차 타고 비닐 뜯어 얼른 한입 쏙~~~얼른 마트 가고 싶네요...

신의식님의 댓글

신의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호랑이가 제일 무서워 한다는 곶감
명절 때나 한 두개 얻어 먹으면
큰 횡재라도 한 기분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입에도 대지 않고
그저 노인네들이나 먹는 것으로 전락한 곶감,
지금도 호랑이가 무서워 할까요? 허허
참 세상 많이 달라졌습니다.

허애란님의 댓글

허애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짝지근 곶감의 맛은
제 어릴적 곶감이 가장 맛있는 음식인줄 알았네요
제사때면 그게 먹구싶어
졸리는 잠을 애써 참았던 ㅎㅎ
이월란 선생님 글 뵙구갑니다
건강하세요!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하얗게 눈물을 흘리고서야 고향을
처마밑을 담장의 햇볕을 멍멍이의
꿍얼거림을 통통하게 쫀득하게 아하!
달콤하게 발끝부터 가슴 속까지 그 곶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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