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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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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한관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046회 작성일 2007-03-04 07:38

본문

  딸아

        한 관 식

 

내 딸아.

아버지의 이름을 기억해 달라.

너에게 물려주기 위해

머무르고 있는 이 가난이 아니란다.

벗어날 수 없어 상처 받으며 살고 있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알 수 없지만

익숙한 모습으로 인연의 끈을 잡아 주기 바란다.

내 안에서 꿈틀대며 비상하고픈 뒤척임으로

너는 세상을 보았단다.

처음 네가 본 세상은 건강한 배꼽이었다.

촘촘한 그물망의 하루에서

출발하는 삶을 배우고

희망과 사랑을 노래하며

이 곳에도 사람은 살고 있고

너머에도 사람은 살고 있다는

두려움의 이정표를 배웠던가.

두드려야 하는 문들은 진실보다 많고

길 떠나는 너의 종아린 야무지지 않아

쉽게 주저앉기 일쑤였다.

들려주기 위한 네 목소린 세상안에 묻혀 들어가고

때로 나를 보았다. 아버질 보았단다.

눈빛은 미어지는 가슴 한쪽을 가리키고

너는 키보다 웃자란 웃음에 길 들여지고 있었단다.

아버지가 갖고 있는 초록별은

네 호기심 밖이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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