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퇴직하는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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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415회 작성일 2013-10-08 01:19본문
매일 퇴직하는 사내
이 순 섭
비와 눈의 경계선이 없는 계절
눈은 내리는 것이고 비는 뿌리는 것이다.
오늘의 비가 내일의 눈으로 변할 염려는 없다.
열 여섯개 CCTV 화면 중 유독 한 화면
왼쪽 마우스 더블 크릭해 확대한다.
양복 걸린 옷걸이와 우산 들고
합류주의 A형 간판 지나 출차표시 넘어
진입금지 표시 붙인 철제 출입문으로
직장에 목숨 건 60대 사내가 기우뚱 걸음으로 들어간다.
사내는 퇴직한다고 밥 먹듯 하지만 그만 둘 사내가 아니다.
눈 보다 깨끗하지 못한 지하철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비
근린상가 보증금 월세로 깎이어 몸 하나 달랑
빠져 나온 사람은 CCTV를 지루한 시간 죽이며 응시하고 있다.
그래 끝까지 다녀야지 그 나이에 어디간들 반겨주겠는가?
처음 적응하기도 힘들고, 안 보이는 날이 퇴직하는 날이다.
참, 등치 값도 못하고 채신머리 없는 사내가 가엾다.
CCTV 보는 사람은 깨끗하게 종이 비행기 접어
아침 퇴근하며, 아무도 산책하는 이 없는 옥상에서
가을비 뿌리는 지상으로 날린다.
사내가 아침,저녁 보이지 않는다.
주인의 위력을 실감한다.
어디든지 나쁜 버릇 버리고 잘 지내길 바란다.
할아버지가 됐지만 그 버릇 집에서 키우는 개 주겠는가.
그 사내는 다시 돌아왔다 완전히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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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다는것이 무엇인지요
하루살이 날벌레도 나름
꿈을 꾸고 살았을 것이고
우리 사람도 사는 동안
꿈을 꾸고 살고 있습니다
500년이나 사는 거북이
또한 나름 꿈을 꾸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 까요
헛된 꿈 속 생활하는 자의
어리석은 지혜를 긍휼이
여기시길 바래봅니다
고맙습니다 깊은 생각에
잠겨 보는 시간 되었습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직업에 귀천이 없듯 어떠한 일에 열중하며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다면 그보다 멋진 일터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한번쯤은 깊이 생각할 "퇴직" 에 여운을 남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