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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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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354회 작성일 2009-05-23 13:48

본문

줄 자

너른 하늘을 바라보기
부끄러운 사람들은
지붕을 만들어 하늘을 가리고 산다.
너른 대지를 달리는
자유를 닮은 바람에 두려운 사람들
벽을 만들고
자유를 외면한다.
어느새
사각의 벽을 만들어
자랑스레 소리치는 한 무리가
달려들었다.
모두들 자신의 것이라
부지런히 이름을 세기고
부지런히도 넓혀간다.
네모반듯한 사각에
줄자를 들이댄다.
그래 스물네 평
그래 서른네 평
그래 쉰다섯 평
그들이 지닌 교만의 숫자만큼
줄자는 수치를 알려준다.
어쩌면 차라리
그들의 무덤자리까지
정확한 수치를 알고 있는지 모른다.
고만 고만한
숫자 놀음에 잘도 논다.
부끄러움의 수치가 늘어간다.
바벨탑의 층수가 올라간다.
우리의 치부를 가릴 공간이 자꾸만 늘어간다.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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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건곤님의 댓글

김건곤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끄러움'을 줄자로 재어
펼쳐 놓은 임의 공간에
보잘것없는 저에 껍질을
달랑 놓으니
끝이 없는 우주 속으로
빨려들어 갑니다.
나에 부끄러움은
몇 평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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