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파리와 지렁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290회 작성일 2021-06-14 14:38

본문

파리와 지렁이

 



이 순 섭



낮술에 낮 달이 떠오른다

 

점심과 맞바꾼 담배 두 갑

그것은 거짓이다

햇빛 받아 땅에 오른 지렁이

파리 떼가 달라붙는다

물 쏟는 호수 관 높낮이 따라 손 가운데 놓고 씻는다

 

물 주려 한가득 뜻 따라

내 글 위에 파리가 앉았다

할 수 없는 일이다 지렁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메마른 세상

나무에 물 주니 나무가 웃는다

지렁이에게 보다 나무에게 필요한 물

지렁이에게 물 뿌려 주는 사람은 알고는 없을 것이다

메마른 붉은 벽돌 마당 위에서

묻어가는 나뭇잎 작년 낙엽이다

참새 펄쩍펄쩍 뛰노는 마당

배롱나무에 물 뿌리니 무지개 섰다

선명한 색깔 잃은 무지개

 

파리가 지렁이에게 모여든다

마음에 비 고인 물 긴 빗자루로 쓸어 내린다

오래된 나무 뿌리로 인해 평면 잃은 마음

마음은 항상 평평하지 못하다

떨어진 나뭇잎에도 말라 비틀 어진 지렁이

비는 내려도 싱싱하지 못하다

그래 비는 안 내려도 좋아

지렁이는 죽었고 메마른 나뭇잎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싣지만 참새

먹이를 쪼아 먹고 있다 있을 거야

그래 비는 안 내려도 좋아

나무가 있고, 지렁이가 기어 다니고, 파리는 날아다니고

참새는 날아다니다 깡충깡충 뛰어다녀도

어쩌든 하늘은 있구나

 

어느 듯 수녀원의 어두운 방 불이 커지고 여인은 사라졌다

오랜만에 낙엽이 잠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긴 빗자루로 쓸어낸다

계단 밑은 길이 없는 길

말라붙은 지렁이 주위에 맴도는 파리 떼

낙엽은 쓸어도 떨어질 줄 모르는 지렁이 시체

걸어 다니는 사람은 날아가는 사람들 이기지 못한다

 

 

 

 

 

 

 

 

 

 

 

 

 

추천1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70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47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 2023-09-25 0
46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7 2021-10-26 2
46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7 2021-10-26 2
467
쓰레기장 주변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2017-08-26 0
46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2020-09-19 1
46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9 2021-06-14 1
46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0 2020-08-11 1
46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8 2021-01-22 1
46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2020-03-30 1
46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2020-03-30 1
열람중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1 2021-06-14 1
45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8 2020-05-07 1
458
둥근 시계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 2017-03-25 0
45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 2016-10-15 0
45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1 2016-06-07 0
45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2020-04-13 1
45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5 2020-05-07 1
45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7 2016-04-18 0
45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9 2020-12-07 1
45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4 2020-04-06 1
45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3 2016-04-12 0
449
혀 속 침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 2017-02-22 0
44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 2020-04-27 1
44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1 2019-03-18 0
44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4 2016-08-24 0
445
뿔난 병아리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4 2016-12-07 0
444
自由 男神像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0 2009-08-11 2
443
極과 極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2 2009-06-17 3
442
수선화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0 2009-05-28 3
441
햇빛 찾기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7 2009-03-01 4
44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2 2009-07-08 3
439
쑥부쟁이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4 2009-04-22 1
43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2009-06-26 2
437
걸어가는 길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5 2009-05-18 3
43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2 2021-02-24 1
435
겨울기도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3 2016-08-24 0
43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4 2020-12-07 1
43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7 2009-07-27 1
432
老 神父의 告白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0 2016-08-07 0
43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1 2009-02-20 3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