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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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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탁여송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412회 작성일 2008-07-17 09:43

본문

하 루

        귀암  탁여송


동쪽 바다에서

붉은 해가 일어선다

바닷물 양수를 토해내며

하루가 출산 되었다

 

아침의 해그림자

길게 일어서더니

들을 지나고

숲을 지나

도시의 빌딩을 성큼 성큼 넘더니

이글거리는 정오의 태양을 피해

사람들의 등뒤로

짧게 숨어 버린다

 

오후가 되자

거리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떤이는 혼자가 되어

어떤이는 무리속에 섞여

외로워서 마시고

쓸쓸해서 흥청 거린다

 

어떤이는 외로워서 울고

어떤이는 쓸쓸해서 웃는다

그러다가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아직 채우지 못한 욕망을 위하여

건배를 하고

아직 가야할 길을 위하여

잔을 내려 놓는다

 

서쪽 하늘 산등성이에

지친 노을이 주저 앉는다

그러던 잠시

어둠이 내려와

구름속에 풀어 지고 있던 노을을

한입에 삼켜 버린다

 

태양에 그을리고

욕망에 부풀었던 하루가

그렇게

푸른 달밤의 무덤속으로

들어가 누웠다

 

이제 나도

고단함으로 충혈된 나의 하루와

작별하기 위해

이불 자락을 끌어 올리고

전등 스위치를 내렸다.

 

 

    08년 7월 17일. 제헌절 아침에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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