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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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전거 / 김 희숙
어둑어둑해져 오는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난 슬그머니 대문 밖을
나서곤 했지요. 왜냐하면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을때 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어귀로 들어서기 때문이었습니다
동구 밖까지 한 걸음에 내달려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한동안
서 있노라면 저 멀리 어둠을 가르고 오시는 아버지의
자전거 탄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그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콩콩 뛰었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곤 했지요
나를 보신 아버지는 항상 나를 뒷자리에 태우시고
"허리 꽉 잡아라." 하시며 힘차게 페달을 밟으시고...
아버지 등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달려 나가면
당신의 독특한 체취와 땀 내음이 느껴지고
난 어린 공주가 되어서 너무 행복 했었다는 걸
아버지 아세요?
우리가 도시라 이름 지어진 곳으로 이사해서
제일로 섭섭했던 것은 더 이상 아버지의 자전거는 없었고
날 공주처럼 느끼게 했던 아버지의 등에 더 이상 기댈 수 없음 이었답니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서글픔 이었고 웬지 아버지와의 사이가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답니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도시를 택하신 아버지였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한 무엇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린 것 이었지요.
괜히 심통이 나서 툴툴거리기를 여러 날, 아버지가 급기야 중고
자전거를 사가지고 오셨지만 예전의 그 행복감은 사라지고 없었답니다.
아버지,전 지금도 가끔씩 아버지의 등이 그립답니다
당신의 등 뒤에 흐르는 어둠만큼이나
당신이 지녔던 삶의 꿈은 접고 사셨을 거란 생각을 그때는 하지 못했어요
아버지도 꿈을 꾸실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그냥 자식들을 위해서만 존재 하시는 분인 줄 알았답니다
이제 그때의 나만한 자식들이 눈앞에 있어 당신의 사랑을
뒤늦게 압니다. 못난 딸임에도 여전히 절 사랑 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오늘 앞서 걷는 아버지의 굽은 어깨가 왜 그리도 시려 보이던지
왜 그리도 굽은 어깨가 움찔하며 더욱 좁아 보이던지......
언젠가 꼭 한번쯤은 고향에 가서 그때의 행복을 간절하게 느끼고 싶고
아버지랑 같이 자전거를 타고, 아버지 등뒤에 얼굴을 묻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동네 주변 풍경을 샅샅이 살펴보고 싶답니다
그것이 아버지, 당신에게도 작은 기쁨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요.
시원한 초하의 바람이 불면 일부러라도 아버지께
학교 운동장에 가서 애들 자전거 좀 태워 주시라고 해야지
아니, 아들 녀석에게 할아버지 자전거 좀 태워 드리라고 해야지.
우리 아버지 "승용차 놔두고 얘가 정신이 어찌 된 거 아니여?"
하시려나?
어쩐지 오늘은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당신에게
투정부리고 싶은, 어린 시절의 공주로 돌아가고 싶은 날이었답니다.
충청일보 발표.
어둑어둑해져 오는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 난 슬그머니 대문 밖을
나서곤 했지요. 왜냐하면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을때 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동네어귀로 들어서기 때문이었습니다
동구 밖까지 한 걸음에 내달려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한동안
서 있노라면 저 멀리 어둠을 가르고 오시는 아버지의
자전거 탄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그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콩콩 뛰었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곤 했지요
나를 보신 아버지는 항상 나를 뒷자리에 태우시고
"허리 꽉 잡아라." 하시며 힘차게 페달을 밟으시고...
아버지 등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달려 나가면
당신의 독특한 체취와 땀 내음이 느껴지고
난 어린 공주가 되어서 너무 행복 했었다는 걸
아버지 아세요?
우리가 도시라 이름 지어진 곳으로 이사해서
제일로 섭섭했던 것은 더 이상 아버지의 자전거는 없었고
날 공주처럼 느끼게 했던 아버지의 등에 더 이상 기댈 수 없음 이었답니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서글픔 이었고 웬지 아버지와의 사이가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답니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도시를 택하신 아버지였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한 무엇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버린 것 이었지요.
괜히 심통이 나서 툴툴거리기를 여러 날, 아버지가 급기야 중고
자전거를 사가지고 오셨지만 예전의 그 행복감은 사라지고 없었답니다.
아버지,전 지금도 가끔씩 아버지의 등이 그립답니다
당신의 등 뒤에 흐르는 어둠만큼이나
당신이 지녔던 삶의 꿈은 접고 사셨을 거란 생각을 그때는 하지 못했어요
아버지도 꿈을 꾸실 수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그냥 자식들을 위해서만 존재 하시는 분인 줄 알았답니다
이제 그때의 나만한 자식들이 눈앞에 있어 당신의 사랑을
뒤늦게 압니다. 못난 딸임에도 여전히 절 사랑 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립니다.
오늘 앞서 걷는 아버지의 굽은 어깨가 왜 그리도 시려 보이던지
왜 그리도 굽은 어깨가 움찔하며 더욱 좁아 보이던지......
언젠가 꼭 한번쯤은 고향에 가서 그때의 행복을 간절하게 느끼고 싶고
아버지랑 같이 자전거를 타고, 아버지 등뒤에 얼굴을 묻고
골목골목을 누비며 동네 주변 풍경을 샅샅이 살펴보고 싶답니다
그것이 아버지, 당신에게도 작은 기쁨이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요.
시원한 초하의 바람이 불면 일부러라도 아버지께
학교 운동장에 가서 애들 자전거 좀 태워 주시라고 해야지
아니, 아들 녀석에게 할아버지 자전거 좀 태워 드리라고 해야지.
우리 아버지 "승용차 놔두고 얘가 정신이 어찌 된 거 아니여?"
하시려나?
어쩐지 오늘은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당신에게
투정부리고 싶은, 어린 시절의 공주로 돌아가고 싶은 날이었답니다.
충청일보 발표.
추천2
댓글목록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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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져미는.글....새벽, 첫 댓글을 쓰며..
잠시 나의 고향을 생각 했습니다.
김 시인님~!..자주좀 오시길 ...
윤순희님의 댓글
![](http://mundan.cafe24.com/gnuboard/data/member/ho/ho6725.gif)
초등학교때 아버지랑 함께 자전거타고
아버지 등뒤에 무서워 얼굴 파묻고
등하교길을 달렸었는데.....
잠시 돌아가신 아버지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옛 생각이 남니다
그때 자전거도 귀하고
얼마나 타고 싶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