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오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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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혜 련
네 살 남동생의 뱃속에서
꼬르륵 꼬르르륵 변주곡이 울린다.
언제 오실까
여섯 살 누나인 내 어깨는 축져지는데
사립문 저 앞쪽까지
어둠이 들어와 잠을 청하는데
새벽녘 삶은 강냉일 팔러 가신
엄마는 왜 안 오실까.
울다 지쳐 잠든
두 살 막내동생
꿈속에서도 간헐적으로 우는데
언제나 오실까
맛있는 것 많이 사 오신다더니
동네 개들이 합창하는 밤이라
더 무서운데
왜 이리 안 오시는 걸까.
동생들이 다 울어도
절대 울지 않겠다던 누나인 나도
유리창에 어리는 검은 그림자 앞에선
그만 울음보 터뜨리고 마는데
엄마는 언제쯤 오실까.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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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어렸을 때 동생들 맡기고
마실 가신 엄마를 기다리든 그 시절을
상기하게 합니다. 고운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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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린날에
직장에 가신 엄마를 기다리며
산 모퉁이 무덤가에서 어둠을 밀쳐가며 기다리던 기억이 납니다.
이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버렸지만....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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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진, 전*온 님,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년시절 내내 어머니께서 행상을 하셨거든요. 제가 맏이로서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데 유리창에 그림자가 어리우는 밤은 참 무서웠습니다. 결국 참다참다 대책없이 엄습하는 공포 때문에 울음보를 터뜨리곤 했지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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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이 우리를 참으로 많이 울게 하였지요....
맏이의 역할... 어린 동생을 살피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갑니다..
최애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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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모두가 어느 하나도 버릴 것 없이
그리움으로 젖어드는 건 어쩐 일일까요?
모두 다
자신의 삶의 소중한 부분들이기 때문이 아닐지...
김혜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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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님, 최애자 님,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이지만 지나고 놓고 보니 다 아름답게 추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