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궁둥이[산문 - 풍자시]

시/ 덕진 박 기 준


복순이
아침우물에서 빨래를 하네
우물 옆 대추나무에
통통한 푸른 대추 하나
노인네 마루에 걸터앉아서
복순이 궁둥이 한번보고
푸른 대추 한번보고
곰방대 담배연기 도넛 만들고
그 곳에 글을 쓰네그려

복순이는 통통한 푸른 대추 궁둥이
할망구는 쪼글쪼글한 빨간 대추 궁둥이
보기는 복순이가 좋다마는
생의 진미는 빨간 대추에 있는 법
늘그막 자리에 보약은
할망구 아니겠는가
복순아-
궁둥이 너무 흔들지 마라 대추 다 떨어질라
푸른 대추 바람에 흔들리니
빨래 벌써 다 말랐나?
할멈 안 그러우?
지금 뭔 말 했어요?
허- 이래서 빨간 대추 궁둥이가 좋아
세상 어지러운 소리 안 들려서 좋고
푸른 궁둥이 소리해도 못 들어서 좋고
할망구와 내가 있으면 이게 대한민국이지
할망구야
오늘 한약방에나 다녀오구려
나는
고추 방앗간에 다녀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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