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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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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809회 작성일 2007-12-21 14:20

본문

옛날에 우린......


                                                                                  이 월란



옛날에 우린
성냥개비로 막 싸놓은 똥을 찍어 습자지같은 채변 봉투에
담아 나란히 기생충검사를 받았었지
언 손을 호호 불며 조개탄과 물주전자를 나르는 당번을 번갈아 맡았었고
교실 마룻바닥에 줄지어 엎드려 초를 문지르며 무르팍 닳도록 윤도 내었지
분식의 날인 수요일이면 밥 대신 빵을 꼭꼭 씹어 먹었고
김칫국물 배인 교과서 귀퉁이에 코를 박으며 오뎅볶음 반찬을 찾아
양은 도시락을 들고 삐걱거리는 어항 속을 굶주린 열대어처럼 헤엄쳐 다녔지
국민교육헌장과 국기에 대한 맹세를 달달 외우며 애국의 길을 배웠고
욕 잘하시고 잘 때리시던 선생님 앞에선
같이 가슴을 졸였고 같이 부끄러워 얼굴 붉혔었지
아~~ 세월은 무량히 갔어도
초록 나무책상 위에 연필깎기 칼로 금을 그어대며 전쟁을 선포했던 우린
삼십년 세월을 보낸 후 무작스럽게 튀어나오는 똑같은 경상도 사투리에
적진에서 아군의 암호를 확인한 듯 한 순간에 영원한 휴전을 선포했네
나의 얼굴은 잊었어도 너의 얼굴에서 지난 세월을 찾았네
나의 가슴은 잊었어도 너의 가슴에서 웅크리고 앉아 숨쉬는 유년을 보았네
일기장에 찍힌 빨간 확인도장처럼
너와 나의 가슴에 똑같이 찍혀버린 회한의 자국들, 추상의 그림자들
얼굴 마주보면 우린 열 두 살 소년 소녀로 둔갑해버리는 늙어가는 자동인형
나이값도 못하는 백치가 되어도 그냥 행복해, 마냥 즐거워
눈부신 어린 날의 가슴, 너와 나의 만남 속에서 콩닥콩닥 자라고 있네

-- 한국에 갈 때마다 행복의 순간들을 끊임없이 안겨주는 초등모임 친구들에게 --
                                                                                   
                                                                                    07.12.20

추천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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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짧은 만남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늘 건상하시고, 늘 소녀이시길 기원합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더욱 행복하시길...

이광근님의 댓글

이광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학교 복도에 초칠하던 시절 도시락 김치국물흘러 냄새나는 옛날이여! 힘들어도 우리는 이렇게 절망하지않고 살았습니다
우리에게 미래와 희한이있는 국민이지요 이월란 시인님 성탄절과 원구신년 가정에 행복하세요

정유성님의 댓글

정유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런 콧물 흘리며 자연과 노는 나를 아이들은 별똥별(유성)이라고 놀리며 까르르 웃어대는 모습이 생생합니다.
지금도 3개월에 한번씩 초등모임이 있는데, 언제나 유쾌하고 즐겁지요.
점심시간 난로위 산처럼 쌓인 도시락이 갑자기 먹고 싶어집니다.^^*
시베리아 벌판 같은 추운곳에서도 건강잃지 마시고 따듯한 온정 많이 나누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생생하게 그려 내시는  글 솜씨가
역시  마음에 듭니다.ㅎㅎ
그 숱한  사연들이
하나  하나  소중하지요.
보석처럼  가슴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회상입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을 시골에 두고 있는 사람들
극빈과 낮은 민도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정치 사회적인 암흑기를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 - 우리 빈여백에는 많은 분들이 공유하고 있는 경험인것 같습니다.
특히나 시골 초등학교 동창모임후의 이 월란 시인님의 감성이
많은 빈여백 문우들을 회상에 젖게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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