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각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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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현항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605회 작성일 2008-07-23 16:27본문
청운 / 현항석
머리 풀어 제치고 웅어리진 恨을
춤으로 살풀이라도 하듯
눈망울도 앳된 시절에 이루지 못한
빗나간 화살촉 마냥 가슴에 묻어 두었던
사랑을 몰래 몰래 꺼내어 보상이라도 받을 양으로
비로서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기에
어떤 하명이라도 기꺼이 기다릴 줄 아는 시간앞에서
죽기 前에 꼭 한 번 불태우리라 다짐하는
그녀의 사랑을 老각사랑이라 부르리라.
30여년 만에 문득 찾아와
문밖을 서성이던 응어리진 냉혹한 그림자가
문턱도 넘지 않고 꼿꼿이 서서
십오만여 분의 일을 보상이라고 건내주고
힘없이 썰물에 밀려나는 浮草인 양
편지 한 장 없이 올 때 처럼 제 멋대로
날아가버린 얄미운 老각사랑아
싸워 보지도 못한 패장이
눈부신 부활을 꿈꾸며 一戰을 고대하듯
모든 감정 삭혀 쏫아낸 피빛같은 고백의 戀書엔
지나가는 때 뭍고, 길 잃은 강아지 보듯
角지고 서 있던 그림자 보다도 더 냉정하고
거짓이라도 보여주길 바랬던 속 감정마져
감추고 감춰 꽁꽁 얼어붙은 동태같은 미련한 사람이여
老각사랑은 다짐한다.
진정 다시는 찾지도, 부르지도, 돌아보지도 않고
천연세재가 아닌 화학세재를 듬뿍 뭍여서
닦고 닦어 내, 찌꺼기를 모두 쓸어 버려
거울같이 말끔히 비우리라고, 그리고
새로운 오이씨를 뿌리겠노라며 억지 웃음을 떨어트린다.
*** 老각 : 늙어서 빛이 누렇게 변한 오이
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타까운 사랑
老각사랑
잘 새기고 갑니다
건안 하십시요 .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없이 많은 각도와 방향으로 다가왔다 머물고 떠나가 버리는 사랑.
`老각사랑` 잘 감상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강분자님의 댓글
강분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많은 사랑을 받은 저도 살짝 들려 갑니다
장마에 건강조심하십시요.
지인수님의 댓글
지인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변색 되거나 흐트러지지 않는다는데...
끈을 놓지 마십시요.
잘 뵈었습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각무침!
오이무침보다
더 맛난 그 무침의
그 앗싸한 맛이
그리워
저도 노각사랑을 꿈꿔봅니다
현항석님의 댓글
현항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혜자 시인님! 안녕하세요!!! 안타깝지만,,,가슴에 새길만한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건강하시죠?
이순섭 시인님! 감사합니다. 그 각조와 방향을 모르기에, 놓친 고기가 커 보이듯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분자 시인님! 건강하시죠? 그 받으신 큰 사랑과 시인님의 깊은 시심으로 건강이 완쾌되시리라 믿습니다.
지인수 시인님! 어찌보면 사랑은 검은 색일꺼란 생각도 듭니다.변하거나 바래기 쉬운 노란색이나 핑크색이나 보라색이 아닌 검은색 말입니다.
한미혜 시인님! 노각무침 듬뿍 넣고 고추장 한술 떠서 쓱싹쓱싹 비벼먹는 밥이면 한 그릇도 적을 듯 합니다.
고운 걸음 주신 모든 문우님들께 감사드리며, 커피 한 잔 올립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채 가게의
노각이 무심이 보아질 것 같지 않게 만든 詩.
미소 지으며 되새기고 되새기다 갑니다.
그런데요. 제 커피도 있는 걸까요? ㅎ~~
오늘도 힘찬 하루 되시길요~~ ^^*
현항석님의 댓글
현항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은영 작가님! 감사합니다.....
물론 마지막에 오실 귀한 손님을 위해
따뜻하고 향기 좋은 커피로 찬장 깊숙히 넣어 두었답니다.
지금 물 올릴까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