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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明洞)의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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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900회 작성일 2020-04-27 18:28

본문

명동(明洞)의 참새

 

 

이순섭

 

 

손으로도 마음으로 쓰다듬고 뚫지 못하는 굳건한 돌담 밑

드디어 오래된 낙엽 쓸기 시작하는 4월 끝소리

초승달 떠있고 쓰레기 시간 맞추어 버리는 사람

비가 내려 좋았다 싫어져 고인 물 흐르게 해

젖은 양말 선풍기 열선 불에 말려 착각한 순간 선택 멀리 보낸

지나간 길 되돌릴 수 없어 비는 내려 또 다시 다가와도 되풀이 돼 어제 못다 잔 잠 몰려와 일어서는 비 닮은 인간(人間)

참새는 비오는 아침에도 지저귀듯 울었다

어디서 자다 일어나 찾아왔는가

한낮에 평화의 바람과도 같이

자유의 문지방에 앉아 넘어오지 않는다

정오가 가까이 오는 시간

새 좋습니다.” 말 앞 새 지저귐 안에 들어온 왕파리

닫힌 문 열어주니 나가 버린다

공사(工事) 먼지 날리는 날 내 안에 날아온 왕벌도 마찬가지

나무에서 떨어진 무수한 먹이 참새는 마당에 여러 마리 내려앉아

걸어 다니고 뛰는 붉은 벽돌마당

적은 참새가 인간이 되고 많은 인간이 참새가 되는 명동

명동은 누구나 올 수 있는 곳 깨끗한 마음 몰려와 평온해도

불편한 앉음이 일어나 서성이는 작은 공간

사람 마음잡는 참새는 없다

먹고 마시는 많은 사람 걸어 다니는 거리

비둘기는 찾아와도 참새는 찾아오지 않는 사람의 거리

일어나 찾아온 다리 저린 작은 통증에 자리한 찬 기운

참새 울음이 기쁜 지저귐으로 다가오는

햇볕 드는 고요한 마당 주변에 찾아온 어지러운 인간 그림자

멀리해 혼자 찾아온 이름 모를 사람 밀폐된 공간 밖

참새가 소나무에 내려앉는다

참새가 또 내 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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