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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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609회 작성일 2018-08-14 16:54본문
폭풍전야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자
담장을 기던 호박 넝쿨이 몸을 사린다. 바닥은 습기로 흥건하고 옥수수
밭은 불안한 바람으로 흔들린다. 녹슨 철문이 삐걱거리며 빨랫줄에 걸린
빨래들이 미친 듯이 뒤집히고 개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헛 울음을 운다.
모든 악마들이 골짜기로 모여들고 모의를 시작한다
번갯불이 허공을 가른다. 지축을 흔드는 천둥은 오후 9시를 강타하고 유리창에 나딩군다. 갑자기 구름
은 폭우를 쏟아내기 시작하고 하수구의 아가리는 물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다. 하늘이 무너지고 지상
의 모든 것은 발목이 젖기 시작한다. 지하 월세방은 이미 잠겨버렸다.
뱀처럼 민첩한 동작으로 구불거리는 물줄기는 천하무적이다. 뒤집히고
쓰러지고 할키고 아수라장으로 속수무책이 되어버린 지구는 물의 독침으
로 휘청거린다.
어떠한 것으로도 맛설 수 없는 독주, 폭풍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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