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진 맷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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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대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452회 작성일 2009-09-23 13:53본문
* 깨진 맷돌 *
어쩌다 한번씩 찾게 되는
근교 강변의 짚 이엉 얹은 호젓한 카페
이곳을 들어설 때마다
은근히 눈길을 끄는 한 쌍의 맷돌이 있다
벌건 대낮인데도
출입문 옆 황토벽 그늘 아래
암수 한 몸 되어 벌이는 민망한 장면 때문이다
온몸이 마마자국으로 뒤덮였으면 어때
곰보끼리 천생연분 제짝을 만나
천형내린 몸뚱이 서로 잘 끼워 맞추어
뼈 으스러지도록
살 문드러지도록
껴안고 비벼대는 사랑을 나눌 때
桃源의 가장 아득한 신음
주고받을 수 있는 찰떡궁합의 이 맛을
매끈한 살갗 제 놈들이 알기나 하랴,
남의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 듯 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낯설다
늘 눈감고 누워 몸만 내주던 수컷을 타고
지독한 현기증에 쿨럭쿨럭 토하면서도
고독한 오르가즘 홀로 갈구하던 암컷위에
엎어진 수컷 등짝을 찢은 균열이 깊다
뒤바뀌어 도무지 어색한 체위 때문이었을까
누구의 소행인지 몰라도
그냥 하던 대로 놔두었더라면
애먼 수컷의 측은한 腹上死는 면했을 터인데.
어쩌다 한번씩 찾게 되는
근교 강변의 짚 이엉 얹은 호젓한 카페
이곳을 들어설 때마다
은근히 눈길을 끄는 한 쌍의 맷돌이 있다
벌건 대낮인데도
출입문 옆 황토벽 그늘 아래
암수 한 몸 되어 벌이는 민망한 장면 때문이다
온몸이 마마자국으로 뒤덮였으면 어때
곰보끼리 천생연분 제짝을 만나
천형내린 몸뚱이 서로 잘 끼워 맞추어
뼈 으스러지도록
살 문드러지도록
껴안고 비벼대는 사랑을 나눌 때
桃源의 가장 아득한 신음
주고받을 수 있는 찰떡궁합의 이 맛을
매끈한 살갗 제 놈들이 알기나 하랴,
남의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는 듯 했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낯설다
늘 눈감고 누워 몸만 내주던 수컷을 타고
지독한 현기증에 쿨럭쿨럭 토하면서도
고독한 오르가즘 홀로 갈구하던 암컷위에
엎어진 수컷 등짝을 찢은 균열이 깊다
뒤바뀌어 도무지 어색한 체위 때문이었을까
누구의 소행인지 몰라도
그냥 하던 대로 놔두었더라면
애먼 수컷의 측은한 腹上死는 면했을 터인데.
추천5
댓글목록
이두용님의 댓글
이두용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시인님 안녕하세요,
이 글을 읽으니 옛 할머님이 돌리시던
멧돌이 생각납니다.
멧돌에 생명을 불러넣어 글로 표현 하신
장시인님의 시 잘 읽고 갑니다.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맷돌에도 암컷과 수컷이 있군요
이제 어쩌면 좋아요
균열이 간 수컷의 등짝
어쩌면 좋아요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는 좋은 글
웃으며 잘 감상하였습니다
건안하십시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제가 최근에 출간한 수필집(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홍보와 배송작업에 여념이 없다보니
이곳에 자주 들르지도 못합니다.
소중한 덧글 내려주신 이두용 시인님, 김순애 시인님, 허혜자 시인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