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터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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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 추모제 (김용기)
살아온 흔적을 한 겹씩 채우며
잊고 사는 성장통이
나이테만 있는 건 아닐 겁니다
병든 옹이 도려진 상체기에
모진 생각만 채워짐도 아닐 겁니다
고운 임 품고 가신 발자취가
아련함으로 소진되어
티끌이 된다 할지라도
버거운 무게의 시간처럼
드러나기 전 알 수 없는 흔적들
거목이 가십니다
쉼 없이 저리 내린 눈발이
참기 힘든 무게의 추가 되어
짓눌리던 생과 함께
하늘도 떠받치지 못하는 순간
달강달강 부비대는 몽돌이
제 살 깎는 세월의 지문까지도
묵어놓은 소리 저 강물
저 강물의 맴돌이 울음소리마저
쉴 곳 찾아 숨은 잦아드는데
요람의 포근했던 푸르름으로
광기의 녹음 짓눌린 혈기에도
털어버릴 잎조차 남지 않은 가지에도
피고 질 눈꽃이 만개하는 더부살이
언저리 일지라도
나무에만 나이테가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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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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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시옵소서.... 태초의 본향으로 돌아가소서!
그대 주름진 삶의 흔적이 이곳에서 영원히 간직할터이니
편히 가시옵소서..! 영면하소서.....!
김용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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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선생님!
한 세대의 마감은 망자의 몫
망자의 발자취를 조심스레
더듬으며 추모함은 유족과
추모객의 몫이겠지요.
감사합니다.
황현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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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영혼을 위해
하늘이 눈을 내려 위로하는 듯....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김용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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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중선생님
사실 이 글은 6년 전
아버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쓴 글입니다.
선산 정리된 그루터기에
망연자실 하던 차 많이도
내리던 눈이....
김영삼 대통령 서거에
잠시 꺼내봅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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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죽어서 나이테로
그 생을 이야기 하고 있고
사람은 뼈로 말씀을 남긴다 합니다
옹이의 흔적들을 가슴에 안고
끝내 가야만 하는 뒷안길의
쓸쓸함을 느껴봅니다
고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