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된 돌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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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서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075회 작성일 2020-09-11 20:33본문
전설이 된 돌의 꽃
조서진
청송군 괴정리에 돌이 꽃을
딱 하루만 품고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돌의 외사랑을 운명인 양 사랑으로
수억 년을 홀로 살아온 꽃들은
억수같이 내린 그 해 여름
침묵의 세월을 버리고
하나둘 전설의 실타래를 풀어 헤치듯
강물 따라 새 시집 자리 찾아 나선다
억센 사내들은 금세
전설의 문마저 찾아 열고 사랑 사냥에 빠져든다
사내들은 무슨 원이라도 풀 듯
꽃의 거죽을 거칠게 두드리자
잠에서 깨어난 꽃들은
그 한스러움과 울분을 삭이곤
숫기 가득 찬 남정네 심장 속으로 품어 든다
전설의 시간을 기다리다
새신랑의 애틋한 분 칠에
해바라기와 국화 매화 장미 그리고
이름도 어려운 꽃들은 저마다
전 남편의 시체 더미도 제 몸인 양 등에 업고
새각시가 된다
돌의 꽃들은 또다시 사랑과 기다림으로
쳇바퀴 구르듯 살다가 전설을 품은 돌의 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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