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빠진 어린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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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서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299회 작성일 2020-09-11 20:37본문
막걸리에 빠진 어린 본능
조서진
술을 처음 영접한 것은
막걸리 한 되 받아오라는 심부름이었다
주전자 뚜껑에 살짝 담아 맛을 보니
짜릿하고 달기까지 했으니
나의 어린 본능도 덩달아 꿈틀거렸다
누구라도 술 심부름 먼저 나설까 싶어
술 주전자 동이 나면, 외상술도 제법 잘 갖다 날랐지
점점 막걸리 맛을 알아갈 즈음
동네 형들이 베풀어준 막걸리 파티에서
마음껏 그 맛을 보았다
냇가에 피워 둔 모닥불에 피라미 매운탕은 절로 맛을 더하고
한 사발 두 사발 그렇게 마시다 보니
지구가 왜 돌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막걸리 한잔이 간절한 것은
쓰디쓴 인생에 달달한 막걸리로 덮어버리고 싶은
어린 본능이 되살아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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