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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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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형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405회 작성일 2005-10-03 19:49

본문

비운의 은행나무
 
묵혜/오형록

주렁주렁 탐스런 은행
대나무로 타드락 타드락
우수수 떨어지면
한 움큼 주워 서울 간 맞이 생각
군에 간 둘째 생각
시집간 세 자매 눈앞에 어른어른
그릇마다 소복소복
사랑을 줍는다

저 높은 곳 몇 개만 더
사다리 타고 오른 아름드리나무
이마의 주름살 꿈틀거릴 때
사랑으로 갈무리한 마지막 자유
날개 없는 천사의 비행
구름도 안타까워 가던 길 멈추고
뜰앞의 해바라기 고개 숙였네

다하지 못한 사랑
바라볼 수 없도록 아름다운 모성
바구니를 이탈한 사랑
은행이 우르르 쏟아질 때
선홍색 꽃잎의 애틋한 춤
마른하늘에 비가 내리니
노란 은행잎 할 말을 잊었다

가냘픈 맥을 지키는 산소호홉기
침상에 찾아온 이방인 되돌리며
희망을 배달하는 응급차
운명을 거부한 멱찬 몸부림
목매기 슬피 울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방통행로
희 노 애 락 해탈한
당신은 더없이 평온하다

멱차다 : ①더 이상 할 수 없는 한도에 이르다. ②일이 끝나다.
목매기 : 아직 코를 뚫지 않고 목에 고삐를 맨 송아지.

추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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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형록 선생님 어머닌 늘 눈물인가봅니다..어머니란 말에 늘 눈가에 이슬이 맺히니..
타드락 타드락 떨어지는 은행 떨어지는 소리가 정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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