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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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필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292회 작성일 2007-08-22 00:37본문
편지1 / 百礎 이필영
1
꽂혀 있는 연필 속으로 휘감겨 들어간 그녀
캄캄한 원기둥 속 갇혀진 마음
굵은 관 타고서 아래로 아래로
자그마한 혈(穴) 만들어
하얀 여백에 쏟아 붓는다
2
구중심처 심었던 어린 자목(字木)
따스한, 뜨거운, 서늘한, 차가운
햇살 주물주물거리며
영글게 영글게 자라올랐다
분홍빛 모자 쓰고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자모의 열매
ㅅ, ㅏ를 바구니에
ㄹ,ㅏ, ㅇ을 소쿠리에
담았다 가득가득
듬뿍 담겨진 열매 방아 속
세찬 절굿공이 세례에
줄줄 흐르는 분홍물
원기둥 속으로
눌러 담았다 꾸욱 꾹
3
하얀 여백
분홍 향기로 기나긴 밤 지새우고
그녀 입가엔
볼우물이 움푹 패인다.
희뿌연 손길이 하늘을 어루만지는 새벽녘
분홍 향기 달아날까
둘둘둘 말아 하얀 외투 입히고,
끈끈한 단추로 옷을 여며
멀리멀리 여행 떠나보낸다
2007. 3.9
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곱습니다.
시향이 곱고,
시인님의 마음도 곱고......
이필영님의 댓글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늦은 시간인데 아직 안 주무시네요? 덧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시고, 무더운 여름에 건강 잃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이 영글어 가야할 가을이 보입니다.
무더운 날씨 가운데도 벌써 가을은 그렇게 서성거리며
우리를 재촉 하나봅니다.
이필영 시인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갑자기 편지 한장 쓰고 싶어 집니다.ㅎㅎ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고 고운글 편지 잘 감상하고갑니다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에 아름다운 편지 한통..,,,
감사합니다,,,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운 편지글에 머물러 갑니다 .
늘 행복하길 바라는 소망은 답장의 선 굵은 기도랍니다 .
가마솥 같은 여름날 잘 견디어 가소서 .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햐~~,
저 편지를 받는 이는 누구일까~~...
너무너무 궁금해지는 걸요?
글도 마음도 정말 곱네요.
행복한 마음으로 머물다 갑니다~~....
오늘도 안녕히~~^^*
이필영님의 댓글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덧글 주신 김성배 시인님, 전 온 시인님, 김영배 시인님, 장윤숙 시인님, 이은영 시인님 깊은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늘 행복한 분홍빛으로 살고 싶습니다. 예전에 올렸던 글인데 다시 한 번 올리고 싶었답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 조심하시고, 웃음 가득한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