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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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남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954회 작성일 2007-01-07 23:27본문
어머니
당신의 이름 석자를 부를 때면
기뻐도 눈물이 나고
슬퍼도 눈물이 납니다
제가 시인이 되었다고 기뻐하셨죠
그러나 여태
당신을 위한 시를 한 줄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라고 원고지에 써나가면
눈물이
애써 지우며 따라 붙어서,
도저히 말을 이을 수 없었습니다
정해년 벽두
이제는 사십 일년을 뒤돌아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어머니라고 굵게 써놔도
눈물을 삼킬 줄 알기에
슬퍼도 안 그런 척
원고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어머니의 자식이 아니면
누구의 자식이겠습니까
저 때문에 속상하신 거
깊이 뉘우치며 삽니다
그동안 너무 어둡고 흐린 날이 많았습니다
이제껏 밝아왔던 새해,
그동안 떠올랐던 많은 일출
이제는 욕심이 납니다
맑게 갠 하늘, 희망찬 해돋이
어머니라는 단어를 위해
욕심을 내봅니다
이제는 노여움일랑 벗어버리시고
틀리 잊고 고깃집에 오신 듯
그렇게 웃는 모습만 지으세요
이 몹쓸 자식이
그래도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라 부를 오늘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효자의 몫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선생님,
정해년을 맞이하여 정금보다 더 귀한 금복이 남현수 시인님의 오늘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니
참으로 제게는 불러본지 50년이 넘는 것 같습니다.
옹알이하며 불렀던 엄마의 단어이지만 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50년이 넘어서도 깨닫지 못하니 애써 불효라 자칭합니다.
굳이 저도 효도 했기에...
태어날 때 아들이라하여 뭇 어른신들에게 기쁨을 어머니와 함께 선물했으니 말입니다.
부모에게 기쁨을 전하면 그것이 효도 아니겠습니까?
다만 성장하면서 지속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효자와 불효자가 관습의 모양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겠지요.
누구나 다 효자요 효녀입니다.
선생님의 시를 묵상하다 보니 웬지 콧등이 시큰해지고 홀로 서재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나는 월간시사문단에 잉태되어 시인으로서 출산 되었는데
모지에 얼마나 효도하는가...
시인으로서 시인답게 다산 정약용선생이 단정의 칼 앞에 설 수 있는가...(오늘 문학기행에서)
과연 어머니는 아들의 번뇌를 아시는가...
불효이기에 바라기하는 원죄를 범하는가 봅니다.
선생님
진정 어머니를 사랑하신다면 욕심만큼은 (어머니) 단어에 묻히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들로서 당연히 품어야 할 욕심이라 고백하심이
선생님의 시를 감상하는 저에게 더욱 더 아프게 다가오는 감동이기에...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남현수님의 댓글
남현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귀한 말씀 놓아주셔서...
새해엔 건강에 1차로 차질 없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