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나무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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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의 일생
최승연
산 중턱 외롭게 서 있는 상수리나무가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 숱한 세월 눈비 맞으며, 새소리 바람소리에 따가운 햇볕 구름 속에 감추고 참선하는 부처님 모양 가부좌 틀고 앉아 수 십 년 지켜왔다.
그간(—間) 근심 걱정 왜 없었으리. 외로움도 그리움도 가슴 아픈 사연들 모두 다 가는 세월 속에 꼭꼭 묻어두고 애벌레 제 살 뜯어 먹여 노랑나비 되게 하고 꽃 피워 열매 맺어 새들 먹이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 왔는데, 베풀어 먹여 키워 놓으니 제 놈 잘나 큰 것처럼 큰소리 펑펑 치니 외로움 서러움에 가슴 저며 눈물이 절로난다.
상수리나무 흘러넘친 장맛비 산을 깎아 먹어 속살이 보이고 나뭇잎 떨어지고 가지가 불어져 제 몸 상해도 산속 식구 안부에 좌불안석 몰아치는 태풍에 마냥 숨이 가쁘다.
가야한다.
이젠 가야한다.
십수 년 지켜온 이곳 떠나
살을 베어 먹여 키워온 시간의 무덤 속으로
숨 가쁘게 부르고 있을 아이놈 찾아
상수리나무
온 몸 떨면서
어둠 속으로 하염없이 걸어가고 있다.
최승연
산 중턱 외롭게 서 있는 상수리나무가 부르르 몸을 떨고 있다. 숱한 세월 눈비 맞으며, 새소리 바람소리에 따가운 햇볕 구름 속에 감추고 참선하는 부처님 모양 가부좌 틀고 앉아 수 십 년 지켜왔다.
그간(—間) 근심 걱정 왜 없었으리. 외로움도 그리움도 가슴 아픈 사연들 모두 다 가는 세월 속에 꼭꼭 묻어두고 애벌레 제 살 뜯어 먹여 노랑나비 되게 하고 꽃 피워 열매 맺어 새들 먹이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 왔는데, 베풀어 먹여 키워 놓으니 제 놈 잘나 큰 것처럼 큰소리 펑펑 치니 외로움 서러움에 가슴 저며 눈물이 절로난다.
상수리나무 흘러넘친 장맛비 산을 깎아 먹어 속살이 보이고 나뭇잎 떨어지고 가지가 불어져 제 몸 상해도 산속 식구 안부에 좌불안석 몰아치는 태풍에 마냥 숨이 가쁘다.
가야한다.
이젠 가야한다.
십수 년 지켜온 이곳 떠나
살을 베어 먹여 키워온 시간의 무덤 속으로
숨 가쁘게 부르고 있을 아이놈 찾아
상수리나무
온 몸 떨면서
어둠 속으로 하염없이 걸어가고 있다.
추천4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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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상수리나무 ,,,
하염없이 어디를 가고있을까요
주신글에 머물다갑니다
장운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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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리나무가 어디론가 가버리면 다람쥐는 어데로 가나요 또 한세상은 그렇게 가는게지요.. 건필하세요 시인님!!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상수리나무의 비장감이 느껴집니다.
시인 님의 깊은 뜻을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파격적인 시의 형태도 너무도 신선해서 좋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너무도 가슴 저미는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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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없는 인생길 같은 느낌에 마음 젖어 감상
잘 했습니다.
시인님의 건승을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