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와 나는 동갑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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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와 나는 동갑내기
박효찬
화단 앞 진달래 나뭇가지가 흰 꽃으로 변했다
펑펑 내리는 눈길과 어울러 놀고 싶은가?
내 머리 위에는 어제부터 하얀 눈이 내려 있는데
친정아버지 머리 위엔 아직도 하얗게 내린 눈으로
내 기억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눈이 내리면 질퍽해지는 골목 우리 집 안방에 모여
이른 저녁 빨간 내복으로 동생과 마당 한 바퀴 돌고 오는
시합으로 식식거리는 숨소리도 들린다
아버지의 진한 농으로 한바탕 웃고 나면
검은빛 아스팔트 위에 눈인 걸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되어 있는 나는 눈이 싫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펑펑 내리는 눈이다
이제 완전한 겨울인가 보다
검은 아스팔트길이 희끗희끗 얼룩지면서
펑펑 내리는 눈을 창 너머로 바라보다 보니
어릴 적 동생과 아빠의 농에 내복바람에
마당을 돌고 들어왔던 게 생각이 났다
지금은 그 동생와 연락도 안 하고 지내는데
세월이란 게 나이가 먹고 삶에 변하는 게
저 눈이 세상을 가리는 듯하다
[2010.12.8]
박효찬
화단 앞 진달래 나뭇가지가 흰 꽃으로 변했다
펑펑 내리는 눈길과 어울러 놀고 싶은가?
내 머리 위에는 어제부터 하얀 눈이 내려 있는데
친정아버지 머리 위엔 아직도 하얗게 내린 눈으로
내 기억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눈이 내리면 질퍽해지는 골목 우리 집 안방에 모여
이른 저녁 빨간 내복으로 동생과 마당 한 바퀴 돌고 오는
시합으로 식식거리는 숨소리도 들린다
아버지의 진한 농으로 한바탕 웃고 나면
검은빛 아스팔트 위에 눈인 걸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가 되어 있는 나는 눈이 싫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펑펑 내리는 눈이다
이제 완전한 겨울인가 보다
검은 아스팔트길이 희끗희끗 얼룩지면서
펑펑 내리는 눈을 창 너머로 바라보다 보니
어릴 적 동생과 아빠의 농에 내복바람에
마당을 돌고 들어왔던 게 생각이 났다
지금은 그 동생와 연락도 안 하고 지내는데
세월이란 게 나이가 먹고 삶에 변하는 게
저 눈이 세상을 가리는 듯하다
[2010.12.8]
추천9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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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눈을 보며
아버지를 그리고
가족을 회상하는 시인님의 마음이
가늠이 됩니다.
늘, 건안 하시기를...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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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는 것처럼
우리 각자의 생도 머리부터 덮어 가는 것 같네요
정윤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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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세월을 먹고 자라서, 어느 때는 마음을 흔들어 대기도 하고
불쑥 불쑥 대들기도 하지요.
부모님 생각은 늘 가슴 한 구석의 눈물인거지요,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깊은 시향 감사합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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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명 깊게 감상하고 갑니다
새해에도 건강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