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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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253회 작성일 2005-12-19 17:14본문
들개
산골마을에 그 놈은 언제부턴가 산그늘이 지기 시작할 때부터 늑대처럼 울었다 그 소리를 듣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어준 숙제를 했다 미운 짓만 골라하던 어느 날 배추밭에서 쉬를 하다 오 영감의 사정없이 휘두른 바지랑대에 맞아 뒷다리 인대가 잘못되었는지 그 후로는 다리하나를 영영 쓰지 못하고 세 발로만 절고 다녔다 언젠가 동구 밖 당산나무 밑에서 원정을 온 북실이 놈 하고 뒤로 붙어 섰더라고...하필 추운 날 빈집 부엌 아궁이에다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아 열심히 기르더라고 안동 댁이 빨래터에서 신기해하며 수다를 떨었다 진눈깨비가 내리던 날 뉘 집 안택하고 고수레한 음식을 물고 길을 건너다 산판을 쳐서 싣고 가던 트럭에 치여 길옆에 죽어 있더라고 소식통인 안동 댁이 온 동네에 불상타며 아마 이제 눈떠서 어미가슴팍을 파고드는 새끼 먹이려고 오다 변을 당했을 거라고 혀를 쯧쯧 찼다 안동 댁은 천지도 모르고 눈 만 말똥말똥한 새끼 다섯 마리를 소쿠리에 담아 이웃집에 한 마리씩 나누어주며 눈물을 찔끔찔끔 흘려주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었다 그 후로도 산골마을은 산그늘이 내리고 개 짖는 소리가 컹 컹 나면 아이들은 선생님이 내어준 숙제를 했다
산골마을에 그 놈은 언제부턴가 산그늘이 지기 시작할 때부터 늑대처럼 울었다 그 소리를 듣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어준 숙제를 했다 미운 짓만 골라하던 어느 날 배추밭에서 쉬를 하다 오 영감의 사정없이 휘두른 바지랑대에 맞아 뒷다리 인대가 잘못되었는지 그 후로는 다리하나를 영영 쓰지 못하고 세 발로만 절고 다녔다 언젠가 동구 밖 당산나무 밑에서 원정을 온 북실이 놈 하고 뒤로 붙어 섰더라고...하필 추운 날 빈집 부엌 아궁이에다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아 열심히 기르더라고 안동 댁이 빨래터에서 신기해하며 수다를 떨었다 진눈깨비가 내리던 날 뉘 집 안택하고 고수레한 음식을 물고 길을 건너다 산판을 쳐서 싣고 가던 트럭에 치여 길옆에 죽어 있더라고 소식통인 안동 댁이 온 동네에 불상타며 아마 이제 눈떠서 어미가슴팍을 파고드는 새끼 먹이려고 오다 변을 당했을 거라고 혀를 쯧쯧 찼다 안동 댁은 천지도 모르고 눈 만 말똥말똥한 새끼 다섯 마리를 소쿠리에 담아 이웃집에 한 마리씩 나누어주며 눈물을 찔끔찔끔 흘려주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었다 그 후로도 산골마을은 산그늘이 내리고 개 짖는 소리가 컹 컹 나면 아이들은 선생님이 내어준 숙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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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물겨운 이야기에 동정이 가네요.
2세들이라도 잘 자라서 동네를 지키면 좋겠습니다.
머물다 갑니다.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가슴아픈 사연입니다
고운글에 함께하고 갑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향을 생각 합니다....글 뵙고 갑니다.
조용원님의 댓글
조용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김시인님 군구구마 생각나는 둔덕골의 저녁 서정 잘읽고 갑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건필 하십시오.
이승하님의 댓글
이승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추운 엄동설한에 에미를 찾고 있을 어린 새끼들이 잘자라는지
맘아프네요
시골의 고즈녁한 저녁 풍경이 그려지는 글 머물러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승 문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