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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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2건 조회 1,282회 작성일 2006-02-06 20:54본문
애증
시/강연옥
나는 감감한 불안감과 아늑한 경이감에
젖어 있는 양수 속 태아처럼 늘 독립을 꿈꾼다
어머니의 집착은 소리 없는 바람처럼
내 방을 넘나들고
방문이 닫힐 때마다 난 바람을 뚝뚝 잘랐다
어머니가 돋보기로 해의 초점을 맞추어 놓은 듯
서늘하게 돌아앉은 나를 응시할 때마다
내 가슴 속은 뜨거워 물집이 부풀어 오른다
컴퓨터 모니터 속으로 얼른 숨어들어
시선을 애써 끊을 때면
어느새 어머니는 문지방에 서서는
- 얘야, 외로워서
그 소리에 순간 뭉클하면서도 뒤따르는
내 신경질적 반사작용
- 어휴, 저놈의 매미 소리 땜에
제 나이만큼 속 비우지 못한 탁한 소리
괜히 컴퓨터 볼륨만 올렸다 내렸다 하다보면
매미들이 알아들었을까
갑자기 조용해진 창문 밖을 내다보니
막대기로 힘겹게 대추나무를 휘젓고 있는,
내 마음속 애증을 휘젓고 있는,
내 어머니!
댓글목록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왠 겨울에 여름 얘기????
작년 여름에 초고를 써서 내버려두었던 것을 정리해봤습니다.
너무 계절을 앞서가는 것인지 아니면 뒤처진 것인지......
그러고 보니 참 철 없네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의 열정적인 애정...부럽습니다...애꿎은 매미만 혼 나고 있네요
막대기로 힘겹게 대추나무를 휘젓고 있는, / 내 마음속 애증을 휘젓고 있는....
새기고 새기고 갑니다...^*^~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도 마라도에 가보니까 대나무 막대기로 마냥 허공을 휘저어보고 싶은
심정도 들던데요 "우리가 답답할 때는 휘저어야됩니다." 손으로 휘젓든, 나무로 휘젓든,
온 몸으로 세상을 휘젓든, 그래야 속이 확 풀립니다.
강 시인님 늘 건승하시고 건필하소서
제주에 한 번 또 가고 싶다. 이젠 사색하러 홀로....
윤복림님의 댓글
윤복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연옥 시인님!! 어머니에 대한 애증의 그리움에 대한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돋보기로 해의 초점을 맞추어 놓은듯한 집착, 부모의 마음은 다 그렇습니다, 저도 그랬는데 훗날 보니 자식에겐 상당한 스트레스 였습니다. 좀더 여유있는 부모였드라면 하는 후회가 있었습니다.
하명환님의 댓글
하명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왠 겨울에 여름얘기???...../이한치열.......가슴 뜨거운 모정의 순리런가요?......여전하시지요? 반갑습니다.
근데 강연옥 시인님! 홍시인님이 파격적?!으로 혼자 제주도 방문?......하시는데 그으을쎄요? 저라면 水없이 가능하겠지만 워낙 많은 주변 팬들이 많으신 분이라 火가능할걸요?....ㅎㅎㅎ 늘 건강하세요.
오형록님의 댓글
오형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겨울에 매미울음 이국적분위기로 잠시....
눈이 많이 내렸어요
빙판길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의 농익은 모습이 애증으로 표현 되나요?.ㅎㅎ
강시인님의 사랑하시는 모습.
보고갑니다. 건필 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같은 날씨보고 지독하다고 하나봐요.
서울에는 엄청 눈이 많이 왔다고 하는데,
제주도에는 엄청나게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하늘이 품었던 한을 다 풀어내듯..... 동인님들 눈길, 바람 길 조심하셔요. ^*^
박태원님의 댓글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우리가 사는문경에는 16센티는 온것같네요
제주에는 곧바람뒤에 봄바람이 달려있겠지요
건강하세요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겨울의 매미소리...
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군요.
매미소리 자지러지는 나른한 한 여름 오후,
대추나무 매미가 두분의 마음을 이신전심 이어주는 듯... ^^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목사님, 안녕하세요?
아마 봄을 잉태하기 위한 진통인가 봅니다. ^*^
김태일 시인님, 조만간 제주대학에 갈 일이 있는데
들리면 차 한 잔 주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