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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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563회 작성일 2015-01-30 09:55본문
무, 무우
이 순 섭
흙 묻은 껍질 칼로 깎으면 무는 무우이다.
꽉 막히지 못해 열려 있는 목구멍
배는 드나들지 못해도 먹는 배보다 순 하디 순하게
단숨에 들어가면 위로는 나오지 않는다.
긴 철로 따라 기차 길 옆 뛰노는 아이들
굳은 쇠 따라 끝에서야 끄어진 달 저편 무지개
세워놓아도 굴러가는 말똥머리 쓰다 남은 입에 들어간 끝
무 잔털 가볍게 흔들려 입밖에 와 닿지 않아
기침 소리 들리지 않는다.
누구의 행진곡도 아닌 무 따라 삼천리 진혼곡 울려 퍼져
흐르는 물 그대로의 맥 찾아 들어온 아침의 잠결 수수하다.
오늘 마주하고 돌아누워 먹는 무심은 굳건하다.
모든 것 내려놓은 귀한 뱃속 쓰림에 옹이백이
무심의 바다에 서있는 것은 사람뿐 모두는 허허롭다.
서있지 못해 누워 빠르게 전달되는 아침 신문 잉크 냄새
불타는 고향의 향 보다 코끝 밑에 전해져 사그라뜨리지 못한다.
땅 끝 넘어 진도의 무, 진돗개 짓는 석양 무렵
바닷바람 고요해 내일로 미루는 무 캐기
땅속 온도 낮아져 지상에 내려앉은 달빛 감차
달고 차가운 기운 삼킨다. 내일로 미룬 오늘
무우는 무가 아니다.
무심결에 삼키다.
입속에 달맞이꽃이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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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황현중님의 댓글
황현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심결에 삼키는 무,
입 속에 달맞이 꽃이 피는 비결이 있었군요^^
좋은 시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 삼키는 알싸한 맛이 새롭던 어느 겨울 밤에 가족이 둘려 앉아
먹었던 그맛은 정녕 겨울의 동삼이었지요
또한 싸늘한 바람이 들은 무에는 찌그린 인상도 남아있는 그 시절..!
하찮은 무우에도 두가지의 숨은 얘기가 있듯 인생사 모든 것에도 그리하지요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우의 매운 맛과 알싸한맛
입속에 핀 달맞이 꽃을
피우는 무심결에 삼키는 무
무우와 달맞이 꽃을 새삼 다시 그려 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