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없는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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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707회 작성일 2007-06-02 12:25본문
이 월란
처음 새치가 보였을 땐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지켜주겠다 입방정만 놓고 간
옛 연인을 보듯 배신감에 치를 떨며 뿌리채 뽑아버렸었다
이제 더 이상 우려낼 것이 없다 아침마다 하얗게 돋아나는 사망진단서들
지들끼리 싸우고 버티다 하나 둘씩 손 들어 버리곤
백기 들고 올라오는 고것들을, 싹수가 노랗다 야멸차게 쏙쏙 뽑아버렸었다
내겐 입 싹 닦고 있지만 돌아서 쑥덕거리는 타인의 험담을 가늘게 흘려듣듯
주인인 나마저 보고받지 못하는 내 육신의 사망소식들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파릇파릇 새싹들을 탄생시키고 있던
천둥 벌거숭이 마음은 전능하신 신의 실수라도 발견한 듯 아연했었다
난 주인이 아니었다
빈대떡처럼 빚어진 육신의 그루터기에 코를 박고 있는 구경꾼일 뿐
청지기되어 살라 하셨는데 난 쥔장노릇에만 익숙해져 있다
다 내것이었는데 난 거들났다 통보 받지도 못하는 주인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사표 내고 뒤집어질까..... 하다 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2007..6.1
댓글목록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치기의 아픔을 ..버려짐을 .. 그리고 다시 정돈하는 마음
두피에 부드러운 안마가 필요할 것같아요 ^^
우리의 마음도 좋은것만 담고 불필요 한것은 버리는 지혜가 필요 하겠지요
고운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난 주인이 아니었다##
빈대떡처럼 빚어진 육신의 그루터기에 코를 박고 있는 구경꾼일 뿐
청지기되어 살라 하셨는데 난 쥔장노릇에만 익숙해져 있다
다 내것이었는데 난 거들났다 통보 받지도 못하는 주인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사표 내고 뒤집어질까.....## 하다 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주신글 뵙습니다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의 일상 스러운 삶을 적 라라하게
표현하시는 이월란 시인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요...감사합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ㅎㅎ
삶이 버겁습니다.
열정에 쉬어 갑니다.
행복하십시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울에 얼굴 잠시 비쳐 보며 머리털을 유심히 쳐다봅니다. 그런대로 흰머리는 많지 않은 것같습니다.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천동숙 시인님의 `바뀐 신발`을 소개해 드립니다.
잠시 벗어둔 신발을 싣는 순간
남의 집에 들어온 것처럼 낯설고 어색했다.
분명 내 신발이었는데
걸을 때마다 길이 덜커덕거렸다.
닮아 있는 신발 뒤축에서
타인의 길이 읽혔다.
똑같은 길을 놓고 누가
내 신발을 싣고 가버린 것이다.
늘 직선으로 오가던 길에서
궤도를 이탈해 보지 않는 내 신발과
휘어진 비탈길이나 빗물 고인 질펀한 길도
거침없이 걸었을 타인의 신발은
기울기부터 달랐다.
삶의 질곡에 따라
길의 가파름과 평탄함이
신발의 각도를 달리 했던 것이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은
타인의 신발을 싣고 걷는 길
나는 간신히 곡선을 직선으로
바꾸었다.
심사위원 : 황 동 규, 박 태 일, 최 영 철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꼬맹이 시절엔, 어서 커서 어른이 되어야지
선망했었는데, 성인이 되어 햇수가 겹치더니
이제는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절로 찾아드는 어른의 징표를
조금이라도 늦게 아니면 단장하여 젊게 꾸밈은 너나없이
하는 것 같습니다. 내 보기 좋은 것 남도 그러하니 서슴지
마시고 젊음을 만끽하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신 위생에도 좋습니다. 재미있는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