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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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710회 작성일 2007-08-19 13:04본문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 월란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빈궁한 부락에 태반(胎盤)같은 성(城) 하나 쌓아가는 것
인비늘 뽀얗게 쌓인 망각의 거친 땅을 일구어
기억의 나무를 심고 서로의 나이테가 고리를 물면
너의 나이를 내가 먹고, 나의 나이를 네가 먹는 것
성벽 에두른 담쟁이 넝쿨이 되어 서로를 타고 오르는 것
잎맥이 맞닿아 들숨과 날숨으로 서로를 호흡해도
서로의 안에 살아지지 않아 자꾸만 숨이 가빠오는 것
머문 듯 떠 다니는 발은 땅에 닿지도 못해
내리고 또 내려 두 발 사이로 애간마저 녹아내리고
정처없는 불립문자의 유랑으로
돌아서면 기억세포마저 건망으로 허물어져
끊임없이 다시 돌아가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
만져도 만져도 만져지지 않아 서로의 홍역을 대신 앓다
마음 끝에라도 붉은 발진 피워내는 눈비음 같은 것
폐농의 벌판같은 황량함 맨정신으로 삼켜도 삼켜지지 않아
풋살구 깨문 입안에 침 고이듯
수척한 등롱 흔들어대는 눈물만 흥건해지는 것
서로의 허파가 되어 떠다니는 신비한 부유(浮遊)
그 눈부신 쓰라림
2007.8.18
이 월란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빈궁한 부락에 태반(胎盤)같은 성(城) 하나 쌓아가는 것
인비늘 뽀얗게 쌓인 망각의 거친 땅을 일구어
기억의 나무를 심고 서로의 나이테가 고리를 물면
너의 나이를 내가 먹고, 나의 나이를 네가 먹는 것
성벽 에두른 담쟁이 넝쿨이 되어 서로를 타고 오르는 것
잎맥이 맞닿아 들숨과 날숨으로 서로를 호흡해도
서로의 안에 살아지지 않아 자꾸만 숨이 가빠오는 것
머문 듯 떠 다니는 발은 땅에 닿지도 못해
내리고 또 내려 두 발 사이로 애간마저 녹아내리고
정처없는 불립문자의 유랑으로
돌아서면 기억세포마저 건망으로 허물어져
끊임없이 다시 돌아가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
만져도 만져도 만져지지 않아 서로의 홍역을 대신 앓다
마음 끝에라도 붉은 발진 피워내는 눈비음 같은 것
폐농의 벌판같은 황량함 맨정신으로 삼켜도 삼켜지지 않아
풋살구 깨문 입안에 침 고이듯
수척한 등롱 흔들어대는 눈물만 흥건해지는 것
서로의 허파가 되어 떠다니는 신비한 부유(浮遊)
그 눈부신 쓰라림
200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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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눈물 한 방울 또옥 떨어뜨리지 못한 나는 그러면 뭔가요?
그 눈부신 쓰라림 을 이해할려면 오늘 또 책을 뒤적여야 겠네요.
이월란 시인님 더운 날씨에 창작하시느라 무척 고생이 많겠습니다.
늘 건안 하십시요.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하루를 마감하며 시인님의 좋은 글 읽습니다.
일례행사처럼...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서로의 가슴에서 멀어졌다 다가서는 아픔의 흔적인 것 같습니다.
이곳 한국은 전국이 찜통 더위입니다. 무더위에 가족 모든 분들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음미해 봅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 부터가 저의 마음을 울리고 맙니다.
왜 이렇게 눈물이 흔해 졌는지...
서로의 가슴에 머물 수 있음은
행복의 작은 씨앗을 싹틔우는 일이겠지요.
거목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시인님의 가슴에 감히 머물러 봅니다.
행복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