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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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236회 작성일 2007-08-29 12:19본문
이 월란
귀소본능에 충실한 가을 짐승 한 마리
하면(夏眠)에서 깨어나 어슬렁 어슬렁 우리로 돌아 온다
외진 가슴의 서식처에 둥지를 틀면
약삭빠른 것들이 잇속을 따라 애바르게 빠져나간 곳에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곳에
폐교된 운동장을 방향 없이 휩쓸고 다닐 낙엽을 낳고
발길에 채인 넋을 사료처럼 먹고 자라는 짐승
가을은 왜 네발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우우우우우 오고 있나
호명되지 못할 설움 다비(茶毘)에 부치고도
고개드는 기진한 한줄기 소망
--이쯤에서 날 그만 놓아주렴--
폐허의 무게는 살찐 네발 짐승의 몸집으로 짓누르고
기억 저편에서 낯선 기적이 울면
빛의 그물 소리없이 걷어내어지는 소상(素商)의 늪
비릿하게 날아오는 익명의 향기아래
설컹대는 설익은 가슴 무시로 미어지는
어느 한 저녁엔 날 잡아 실컷 울어보아도 될 일
뜨거운 세월을 관통한 가을의 불화살
저 산허리를 이유도 없이 지져놓을 것을
2007.8.28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 저편에서 낯선 기적이울면
빛의 그물 소리없이 걷어내지는 소상 의 늪....
아름다운 글에 잠시머물다갑니다
감사합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폐교된 운동장을 방향 없이 휩쓸고 다닐 낙엽을 낳고
발길에 채인 넋을 사료처럼 먹고 자라는 짐승
가을은 왜 네발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우우우우우 오고 있나 주신글에 머물다 갑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짐승, 오기만 해 봐라.
내가 잡아 버려야지....
그러다 언제나 내가 죽어서 세월은 갔지요.
영영 오지않을 곳으로.
김성회님의 댓글
김성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반갑습니다.
한편의 수채화 같은 음유를 즐감하며
시란 참으로 오묘함을 알게 하는 시전에 인사드립니다.
건안과 건필을 비옵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짐승 울부짖음이 인간 세계에 전해와 헤쳐놓는 그물망에
잠자리 걸려들어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을 짐승` 잘 감상하였습니다.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의 불화살
저 산허리를 이유도 없이 지져놓았을 때만큼이나
아름다운 글 감상합니다.
고운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