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입에 문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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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3,129회 작성일 2012-03-02 15:20본문
숟가락 입에 문 고양이
입에 들어가면 숟가락이요
코와 눈과 귀에 들어가지 않는 젓가락 부딪치는 소리
아래에서 들려온다.
수정하면 엔터를 쳐도 줄 바꿈 하지 못해
삽입하는 오후, 스위치 켜면 불 켜지고 환풍기 돌아가는
막다른 골목길 집
불 켜는 사람은 있고 불 끄는 사람은 따로 있다.
덩달아 간판에 자동 못 박는 소리라도 들리면
숟가락과 젓가락은 따로 모여들어 흘린 땀 식히고 있다.
병 부딪치는 소리가 들린다.
일찍 갈 사람이 안 가고 있으면 이상하다.
혼자 있는 방에 들어가 본다.
시간 죽이고 있는 듯 하다.
그 얼굴에 대강 써있다. 뺀들 한 얼굴
회색 마우스 쥔 오른손 손바닥 밑이 얼얼하다.
집게손가락 닿은 부분이 까져 허옇게 보인다.
가운데손가락으로 누른 곳은 더 넓게 흰 눈이 보인다.
검은 눈 대신 회색 마우스는 흰 눈 반짝이며 언제나
손이 닿지 않으면 그 자리에 앉아있다.
양미간에 고정된 굴러가는 바퀴
앞으로 밀면 과거, 뒤로 구르면 현재로 치달아
집게로 땅위에 떨어진 세월만 주어 담아
입의 바구니에 넣는다.
밑에서 쿵쿵거린다. 발바닥 소리는 아니다.
위에서 나는 소리 분명 발 디 딛는 발걸음
누군가 나간다는 소리다.
마우스는 말이 없다. 그저 앉아 바라 볼 뿐이다.
병 부딪치는 소리에 놀란 고양이 마지막 쥐 내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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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미있는 좋은 글 '마우스는 말이 없다'
<숟가락 입에 문 고양이>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항상 건안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