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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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468회 작성일 2007-06-11 09:03본문
이 월란
고향에 가면
담장과 싸우고 등지고 앉아
찰랑찰랑 햇살을 가지고 노는 콩만한 가시내 하나 있다
공깃돌에 인 손톱가시 앞이빨로 자근자근 씹어 뱉으며
땅따먹기로 차지 한 땅 가위로 잘라 귤빛 노을옷을 입혀 놓고
봇도랑 가에 외주먹 묻어 모래성 쌓고 있는 고 가시내
<토닥 토닥 토닥 토닥
까치는 집 짓고 송아지는 물 먹고
토닥 토닥 토닥 토닥
까치는 집 짓고 송아지는 물 먹고>
까치란 놈이 모래성의 단단한 아치형 등뼈를
세상 속에 버젓이 드리워 줄 때까지
흰소리 같은 노랫가락 신들린 주문인 듯
모래성이 무너질까 세상이 무너질까 침이 타도록 불러재끼며
밥 먹으라는 엄마의 고함 소리 몰개 속에 묻어버리는 가시내
외주먹 뺀 집채 안에 호박꽃잎 뜯어낸 샛노란 촛불 밝혀 두면
봇도랑 온몸에 유채꽃으로 쏟아지던 햇살 보다 더 밝아지는 세상에
눈이 부셔 울었던 가시내
고향에 가면
까치가 되어 집을 짓고 엇송아지처럼 물 마시며
모래성 쌓고 있는 가시내 하나 있다
2007.6.10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을 회상하시는
모습이 알알이 떠 있습니다.
모래성 쌓던 그 옜날 꼬맹이 시절이 그립습니다.
여기는 어젰밤은 천 동 번개였는데, 이 아침은 화창합니다. 좋은 날이시기를...,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 모래성 샇고있는 머슴애도 있었습니다.^^
축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태풍의 언덕~~멋집니다. 정말~
읽으면 읽을 수록 맛이 새로운 향기나는 시에
머물다 갑니다.
성필하십시오^^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봇도랑=봇물을 대거나 빼게 만든 도랑.
흰소리=터무니없이 자랑으로 떠벌리거나 거드럭거리며 허풍을 떠는 말.
몰개='모래’의 방언
엇송아지=아직 다 자라지 못한 송아지.
어릴적 개구장이 가시내가 눈앞에 선합니다. ㅎㅎ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린 시절의 우리네 모습이군요 생각만해도 그리운 그 시절.........
가끔 딸아이랑 공기놀이..제기차기 ..사방치기 그러것들을 하면 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 같아요 ......문화가 지금아이들의 세계에 적합하지 않은지 ....다만 그 시절의 추억들이 아름다울 뿐입니다. 좋은 날 되세요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골 고향의 향수가 물씬 풍겨옵니다. 자연과 벗하며 사는 한가로운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생각 이라도 자연과 더불어 사유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세상사 인것 같습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사늦어 죄송 합니다
고향은 언제 들어도 즐거운
꿈의 세계 같아요
건강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가시내, 지금은 추억을 뜯으며
글 질을 하고 있을까요?ㅎㅎㅎㅎ
추억이 아름답습니다. 가슴에 묻혀있는 보배를
보여 주시니 고맙습니다. 이월란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