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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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 월란
문을 나섰다. 날이 흐리다. 온 세상이 엎드려 울먹이고 있나. 무엇인가 지워지고 있을까. 무엇인가 손상되고 있을까. 무엇인가 더럽혀지고 있을까. 초가을 유타는 열병으로 석달을 못 채운 만년설 다시 부르고, 저 높은 흰 눈 속엔 초근목피의 생약같은 아라한들의 발자국 있을 것 같아. 지는 단풍보다 성긴 눈 지상으로 먼저 내려와도 길들은 환하게 제 몸을 열겠지. 그럼 난 온종일 눈밭을 걸어야지. 그래야지. 준비 없이도 소리 없이 눈 맞은, 저 범상치 않은 길 속으로. 해갈을 꿈꾸던 내 안에 사막 한 뼘씩 자라고 있다고, 날빛 아래서도 난 이제 나를 믿지 않기로 했는데. 누렇게 진 잎 위에 정신 놓듯 슬쩍 놓고 온 저것들을...... 흐린 날 문을 열고 나서는건 말줄임표로 걸어가는 날...... 이렇게...... 여섯 개의 점......으로
2007.9.25
댓글목록
장대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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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타주에도 저만치 겨울이 다가와 서성거리기 시작하나보네요.
한 뼘씩 자라던 님의 사막에 해갈을 안고 돌아오는 흐린날의 외출이 되시길,,,
엊그제 빈 여백 동인이 된 햇병아리가 감히 님의 글에 댓글을 달아 결례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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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한번 왔으면, 하는 요즈음의 심경입니다.
섭씨 30도를 내린 날이 없기에 밤에는 열대야,
목마름이 밤중에 물을 찾는 나날입니다. "흐린 날"
잘 감상 하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이 되십시오.
한미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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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만년설을 저도 본 적이 있어요.
겨울의 암울함! 가을을 다 느끼기도 전에
눈을 보는 건 정말 암울하지요.
이 좋은 가을의 풍경을 드립니다.
김옥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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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이 참 빠르구나 하고
옛추억을 더듬어 봅니다
사계절 다 소중한 삶....항상 즐거운 나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김성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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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진 잎 위에 정신 놓듯 슬쩍 놓고 온 "저것들"이 무엇일까요?
단풍보다 먼저 내려온 눈길을 걷다보면
"저것들"을 찾을 수 있을까요?
시인님 안에 한 뼘씩 자라던 사막, 이제 한 뼘씩 줄어 그 곳에
외로워도 좋으니 꽃이 피길......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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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도 한번 써 주시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