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타당한 개인적 투쟁이 아닌 치열한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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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086회 작성일 2015-09-29 19:49본문
보편타당한 개인적 투쟁이 아닌 치열한 삶의 이야기
- 자물쇠 잠긴 유리관속 자라
움직이지 않는 유리관속 자라 앞 의자에 앉았다.
새벽어둠 속 의자에 앉기 전
쌓여있는 먼지를 닦는다.
자라는 앉아있으니 이제야
머리를 상 · 하, 좌 · 우로 조금씩 움직인다.
검은 눈 주위 동굴 속 같은 콧구멍이 보인다.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앉아야 입이 보일 것 같다.
찢어진 신문지가 자라 등을 덮고 썰어놓은 호박
백열전구열에 말라 간다.
손등으로 눈 주위를 닦는다.
자라는 앞다리를 조금씩 움직이지만
앞으로 전진 하지 않는다.
서술과 묘사로 끝내서는 안 된다.
채널 1
무전기는 유리관 위에 놓여져 있다.
충고의 한 마디가 슬프게
자라 등 오각형을 따라 전해져 온다.
지하철 같은 칸에 타야지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 들을 필요 없다고
건너편 흩으러 놓은 의자를 제자리로 옮겨야 한다.
또다시 일어나야 할 시간
마지막 4번 난에 새벽 4시 44분과 이름을 적는다.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썰지 않은, 집에서 만든
통 김밥을 먹었었고
오늘 썰어놓은 사가지고 온 아부하는 김밥을 먹었다.
자라야 다시 의자에 앉으니 뚫어져라 쳐다보는구나.
머리만 움직이지 말고 움직여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네가 움직여 찢어놓은 신문이 너의 등을 덮고 있다.
자라 유리관 앞 갓 부화한 새끼 물고기는 유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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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부하는 김밥 보다
썰지 않은 통김밥이
마음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공간 속에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치열한 삶으로 치환하여 그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숨을 유지하기위해 때로는 내키지 않는 김밥
먹을 때가 있었지요 비록 삼키다 퀘퀘거리기도 하지만
때묻은 삶의 공간을 지켜나가기 위해
오늘은 또 어떤 자세의 목으로
오각형의 등짝을 쓸어 담아야 할지..
고맙습니다
좋은 작품 앞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