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로서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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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433회 작성일 2019-03-18 09:27본문
포유류로서의 나
이 순 섭
몸속에 감춰진 나의 뼈는 보이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아닌 가까운 사람에게
몹시 아쉬워 하얀 종이 위
가벼운 부는 바람에도 뒤집혀
사정(事情)할 때만 나는 나의 뼈를 볼 수 있었다.
굳게 솟아난 하얀 뼈
피에 몰려 한 곳 이룬 방향으로
잠 못 드는 새벽 시집간 쌍둥이 언니가 생각나
사정없이 사정(射精)할 때
어여쁜 아내 젊은 장인어른이 뭉치 채
전해진 무거운 갱지에 뿌려진 우리나라 지도
한 곳은 막힘없이 쏟아 부은 한강(漢江)이 있는 서울이었다.
흐느적거리는 네면 각이 일직선 각 이루어
이불위에 놓여 잠자리 바꾸는 벌판에도
이동하는 게르는 하늘 향한 구멍 없는 방안이었다.
머리에 이각도 아닌 외뿔도 아닌
더구나 일각수도 아닌 나는
설움에 얼굴 부비 듯
머리뼈 쓰다듬으며 쌍둥이 동생을 생각한다.
살지 못하는 어제와 다른 박물관 뼈를 보관하기 위해
자연사박물관 지키는 여동생 어제와 전혀 다른 시간대
생명 불어 넣는 순간 나의 뼈는 흐물거렸다.
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포유류의뼈는 온신체를 지탱하는 뼈대입니다
집안의 기둥이며 살림꾼인 맏이의 힘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그러 했지요 가족을 챙겨야 하는 누이의 희생
그 누이떼문에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가정의 생계를 꾸려가는 책임감
이제 그 누이들이 사라졌습니다 그시절 그때를 돌이켜 생각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작품으로 뵈니 더 할 수 없이 반갑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