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행 3012호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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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행 3012호 열차
門이라는 門은 열리고 닫힐 때마다 바람을 맞이한다.
신라 선덕여왕은 공주였다.
아버지 性과 어머니 출신 성분이 같은
김춘추와 김유신이 들어온다.
공주 피부에 난 상처는 아물어 더 깨끗한 살이 돋아났다.
오늘의 길은 단추가 풀리고, 지퍼가 올라온 끝에서 내려져
옷을 벗을 때 마감이라는 잠이 들어 두 눈과 함께 잠든다.
김춘추가 떠난 강변역에는 기차가 없다.
김유신이 떠난 驛前에는 서부역이 있다.
국방색 담요에 목단(牧丹)을 내려치는 아버지는 慶州에서 태어나
먼 新義州까지 올라오셨다.
포마드 바른 머릿결 뒤로 빗질하는 물결 따라
아버지 벗으신 양말로 발가락 사이 닦는 손길 냄새는 나지 않았다.
모란으로 가는 길은 짧기도 하다.
아양 떠는 다 큰 자식 귀엽게 도닥이는 어머니와 할머니
한 길로 가는 궤도에 마주 오는 사람들은 있을 수 없어
하루를 머무는 동안 틈틈이 뜨거운 물 마시는 아들
어머니는 목이 아플 때 마다 펄펄 끓는 물을 마셔대곤 하셨다.
흔하기도 하건만 달리는 차도 없고, 무수한 집이 있어도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집 한 칸 제 이름으로 없는 모란행 3012호 열차 끝
종이 쌀 포대 실밥의 중심을 잘도 찾아 단 한 번에 쌀 문을 열었다.
모래알 보다 크고 백사장 보다 더 흰 대지의 소나기
기역자 이룬 허리가 새벽을 집어 삼켜 이룬 선덕여왕 긴 치마 단
하루 뛰어넘는 기다림에도 모란꽃은 펴져 이어진 하루 끝내려 한다.
콧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축축한 액체
김춘추도 흘렸고 김유신은 마셨다.
펴지는 기역자 허리 흰 광목에 코 닦고 어김없이 다가온 아침
강변역으로 향하는 2103호 열차에 몸을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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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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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호 열차
모란행 3012호 열차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김순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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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행 열차 지금도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