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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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986회 작성일 2016-07-05 12:27본문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우체국
李 優 秀
비 오는 날 우산 받쳐 들고 울퉁불퉁 사내
잊혀지지 않았지만 외식한 장소는 기억나지 않는다.
비는 예전과 똑같이 그렇게 가고 말았다.
항상 가는 것만 있고 응답이 없는 우체국 우편물
그 누구의 것 잊혀지는 것만 있고 남는 건 빈종이 아닌
활자가 어둠에 빛 밝히는 종이뿐이 남아있다.
되든 말든 이것만은 해야 한다는 습관처럼
서대문 앞에도 있고 되돌아와 동대문 뒤에도 있는
빨간 우체국 정말 옛날 학교에서 부친 성적표
두려운 나머지 배회한 서대문 로타리, 뜯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는 공부 못한다고 타박하지 않으셨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산을 내려와 봐야 산이 큰 것처럼 오지 않는 소식에
보낸 마음이 큰 것을 이제야 알았다.
한쪽다리에 쏠리는 힘에 허리는 휘어오고 되지도 않는 소식
궁금해 깨어있는 새벽 나무는 차게 서있다.
허벅지 살이 없어 힘이 받지 않는 다리에 일부라도 기운을 모아본다.
끝나지 않은 바람 눈 감고 수시로
떠올려도 보고 계속 읊어지는 가장 버림 받은 이들을 위한
기도문을 되풀이하여 머릿속으로 기억한다.
껑충 뛰고 울부짖을 수 있는 우편으로 보내고 무선 통신으로
기쁜 소식 받을 수 있게 힘없는 다리에 피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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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체국- 뭔가의 소식을 담아 보내고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포근했지요
등잔불 아래 깨알 같은 글씨로, 정성을 담아 보낸 만큼 답신의 기다림도 간절했으리라
이제는 문명의 발달로 종이의 서신은 점차 사라지나 무선 통신이 그자리를 메워간다
어떤 소식을 받고자하는 화자의 애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허리를 뒤흔드는 전율로 다가옵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깊이 마음을 적시고 있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것 같습니다
"산을 내려 와봐야산이 큰것처럼 오지않는소식에
보낸 마음이 큰것을 알았다"
항상 좋은 작품으로 감동을 주시고 계십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