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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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954회 작성일 2011-06-04 05:00본문
다문화 화분
이 순 섭
작은 그릇에 조금씩 남아있는 반찬을 한 그릇에 모아 담습니다.
지금 차서 먹기에 불편한 파카그릇이 전자레인지 안에 들어가
원판 위에 놓여 돌고 있습니다.
돌고 나면 그뿐 열기는 그대로 남아
반찬은 배속에 들어가면 더 뜨거워지고
몸밖에 나오면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워집니다.
들어오는 것이 없어서 날마다 숨쉬는
겉보기 보다 부피 늘어가는 공간
보이지 않게 부서지는 소리는 밤을 잊은 지 오래
먹다 만 반찬은 아래층으로 만 몰리고
동족끼리 만나면 쉰 냄새 풍기지 않아
이민족 다문화 가정에 늘어나는 것은 헤어짐의 쉼표
외국 꽃도 좋다고 피어나는 계절
늘어나는 베다란 화분 수만큼
밑으로 흐르는 물의 양은 늘어만 갑니다.
물주는 시간 따라 마주친 식사는 거르지 않고
먹다만 김치 파카 통 하루치도 못되어
들어갈 자리 피하고 다량의 김치와 만날 수 있게
집으로 가지고 갑니다.
우리나라 꽃 좋아서 노래 부르는 날
빗물은 베란다에 숨어들어 늘어진 잎 새 적시고
못 다한 계절 풍파 진 주름진 세월을 원망합니다.
하루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피해가는 눈길 사이
갇혀있는 장소 따라 의미도 다르건만
보이지 않는 공간 아는 사람만 누가 있는지 알고
모르는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정지된 꽃 시장에서 사온 꽃들은 품위를 다하고
돌아다니는 트럭 꽃 화분 위한다면
다문화 가정 꽃이 핍니다.
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풍파 진 주름진 세월
<다문화 화분>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건안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