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를 재촉하는 소리 

                    詩香     박우영

(春)

봄을 재촉하는 소리

봄을 재촉하는 꽃몽오리 터지는 소리

설중매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에

노오란 장다리 유채밭에 노랑나비 호호 날고

만물이 기지개 켜며 싹 틔우는 소리

매화꽃향기 따라 꿀벌이 윙윙 날고

목련꽃 소복 입고 하늘 향해 웃음 친다

(夏)

여름을 재촉하는 소리

여름을 재촉하는 풀벌레 우는소리

찌르륵 찌르라미 흥을 돋워 울고 가면

연록은 짙은 녹색으로 갈아입고

찌는듯한 무더위에 시끄러운 매미소리

계곡에서 좔좔좔 물 흐르는 소리는

찌들었든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秋)

가을을 재촉하는 소리

가을을 재촉하는 귀뚜라미 노래소리

기럭기럭 기러기 귀향하며 웃고 가면

푸르른 나뭇잎은 갈색 옷 갈아입고

창가에 홀로 앉아 밝은 달 바라보면

외로운 이내 마음 달랠 길 없어

떨어지는 별똥별 따라서 가는구나

(冬)

겨울을 재촉하는 소리

겨울을 재촉하는 눈 내리는 소리

사그락사그락 소리 듣고 바라보니

뒷 동산도 마을도 하얀 옷을 입었네

덩그러니 외롭게 선 나뭇가지 위에도

윙윙윙 울고 있던 전선줄 위에도

초가지붕 장독대도 흰 눈이 소복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