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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보증금에서 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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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947회 작성일 2011-07-11 00:39

본문

월세, 보증금에서 까주세요


이 순 섭



높은 층에 사는 건물주, 낮은 층에 왔다 가는 K씨

장사하려면 삼 년은 잘 되어야한다지.

멋도 모르고 절벽에 내몰려 덥석 뛰어든 난장

일년은 그런대로 월세만 겨우 내고

두 해 동안 생활비는 유지했지

하강곡선 긋는 내리막길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지

‘시련은 겪을 만큼의 시련만 주고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마음이 조급해 어쩔 수 없어 이층까지 들리지 않는 소음이니

진공청소기를 돌려야겠어.

집에 가는 길목에 얼굴 마주치기 낯 가려운 건물주 사는 방

살피는 눈길 불 켜져 있으면 뭐하고 꺼져 있으면 무슨 대수냐

그러나 못내 다가가는 눈길에 눈은 내리지 않았다.

비도 내리지 않는다.

한 달이 기준인 폐쇄된 장사

한 달 지나 계속된 연장선에 타인의 한 달이 빨리 오는 것처럼

전체적 월세 내는 날이 왜 이리 빨리 다가오는지

두 달 치 월세가 밀렸다.

건물주 모습 피하는 몸짓

어디 갔다 늦게 집에 들어오는지 주인은 출입문

예전과 다르게 쳐다보고 계단으로 오르는 순간

머리칼이 일시적으로 곤두선다.

벼르고 벼르다 주인 모시고 하는 말

“어려운 사정으로 못내는 월세, 보증금에서 까주세요”

다시 확답 받으려는 말에 되돌아 온

“보증금에서 까는 법은 없습니다. 언제 줄 것인지 얘기만 하세요.”

답답하기만 하다. 화폐가 못 모이는데 날짜 약속은 할 수 없다.

그대로 지내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날짜는 왜 이리도 하루하루 잘 가는지

봄 지나간 여름이 다가오련만 무슨 사정인지 사람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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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희영님의 댓글

강희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빈부의 차이가 너무 심해서. 잘 사는 것이 너무나 잘 보이는데.
최소한 월세는 내도록 형편이 풀리길 기도합시다. 얼마큼 어려운지 당하지 않으면 모르는 현실입니다.파이팅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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