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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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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622회 작성일 2018-03-15 18:53

본문

나의 살던 고향은


밭 고랑 출렁이는

도라지 꽃이파리 이다가

구부러진 논두렁길 나풀대는

콩이파리 이다가

세월박힌 동구밖 느티나무

넓은 그늘 이다가

강둑을 흐르는 봄 냄새같은

흑백 사진 이다가

끝내는 치맛바람 휘날리며 휘적거리던

어머니로 돌아와

가슴속을 풀무질한다

 

자줏빛 구름 풀밭

쟁기에 뒤집히고

늙은 소 울음소리

싸리문에 걸칠 때 면

아까시아 하얀 꽃

밥물처럼 끓는다

 

개여울 마른 숲엔

산비들기 앓는 소리 구구거리고

강물에 잠긴 소금같은 눈썹달

고요하게 흐른다

 

꽃목걸이 목에 걸고

깡총대던 누이 얼굴

빛바랜 추억으로 아른거리고

잔기침 훑어내던

아버지의 거친 숨소리

워낭 소리 포개져 나의 새벽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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