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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의 연잎들





박 란경

장맛비에 하늘이 반쯤 보이는

편백나무 숲이 일렬로 선 다솔사 로 갔었지

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가져 온 사람들

어린 부처님은 배롱나무의 꽃을 기다리는

꿈을 가졌을까

벽오동나무에 전깃줄 힘없이 걸려있고

한쪽 구석에 고개 숙인 냥 비목이 있다

공양미 한줌으로 우쭐거리고 떠다니는 ,저 연꽃

법당에 고개 붙이고 연꽃 같은

소원을 몇 마디나 부처님께 부쳐 보았을까

총총 이 걸음을 붙잡으며 내려오니

고사목이 있다

지난해 겨울에는 은빛 몸 나투어

하늘속으로 훤한 방광 보이시더니

오늘은 새 파란 띠를 두른 체 계신다

욕망으로 넓은 몸 뚱 아리 흔들며 들어가니 순 식간

소우주인 어머니 자궁 속 이다 나는 자궁 안 으로

한없이 물러나고 싶다 속에서 속으로

밖에서 밖으로 훤히 다 내보내신

내어머니의 깊은 몸뚱아리

땅을 헤엄쳐 잔뿌리 질척에 심어

동공이 확연이 뚫린

우주의 밖으로 진액마저 뿌려서

뼈가지 우두둑한 고사목으로 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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