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 마을

            中 亮 / 尹 淇 泰

우리나라 최남단 땅 끝
갈두산 전망대에 올라보니
내 시야에 들어오는 건
크고 작은 섬들과 바쁘게
오가는 고기잡이 배 뿐

해질 무렵 서쪽 녘 구름과
구름사이 틈새에서 새어
나오는 햇볕이 레이저를
쏘는 듯 아름답기 그지
없구나

햇볕 레이저에 쏘인 푸른
바닷물은 뜨거워 살려달라
애원 하는 듯 하는구나

검은 구름과 푸른 바다
그사이 붉게 물든 노을이
한데 어울러 한 폭의 수채화
를 그려 놓은 듯 하는구나

새벽에 고기잡이 갔던 어선이
힘찬 기관 소리를 울리며
만선의 돛을 높이 울리고
서둘러 뭍으로 돌아 오는구나

저 멀리는 땅 끝 선착장에서
보길도 까지 손님을 실어주고
돌아오는 거선이 뱃고동을
울리고 그 주위엔 갈매기가
날개 짓 하며 둥실둥실 춤을
추는구나

땅 끝 마을에 어둠이 깔리니
주위 회집에도 조명등이 하나 둘
켜지고 여행왔던 나그네들
허기찬 배 채우려 삼삼오오
몰려오네

어디 이곳은 이 어려운 경제
사정을 알기나 하는지

잠깐 머무는 동안 나 자신도
뭍의 문명 이기를 잊은 듯
고요한 땅 끝 마을의 밤풍경에
푹 빠져본다
      09년1월16일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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