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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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대웅전 추녀 끝에 밀려온 파도가
나의 어지러운 번뇌를 때리며
풍경風磬을 울립니다
풍경소리가 저녁 바다를 빠져 나갈 때까지
삶이 나의 가슴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풍경은 천수경을 읊조리고
수척한 잎새들이
신작로 가는 미루나무 숲길을 가르켜 줍니다
객승은
대웅전을 나와 어디론가 휘적휘적 걸어가는데
잠자리 날개처럼 맑아 보입니다
우바이優婆夷 몇 명이 뒤를 따라 합장하고
어린 사미니沙彌尼가 보리수 나무 뒤에 몸을 숨깁니다
산 새 몇 마리가 탄식처럼 지저귑니다
밀려오는 바람에 들려오는 맑고 투명한 종소리를 들으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망의 끝자락에 내가 있슴을 알았습니다
지극히도 청정하고 서러운 목탁 소리가
진흙속을 헤메는 중생을 두드리고
구름은 몇권의 불경을 읽으며 속세를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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