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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떠다니는 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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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086회 작성일 2006-09-23 12:52

본문

하늘 떠다니는 메주


                        시/김 석 범



처마 끝 새끼줄에 의지한 채
바람의 숨결 따라 어설픈 몸
흔들며 신비의 노래 부르리


아낙 콩 씻는 우물의 두레박에
가을의 풍성함 송골송골 맺혀있고
콩 삶는 장작불 타는 장단에
땀과 정성이 스미어 들며
잘 익은 황금을 찧는 절구통엔
천지의 조화가 가미 된다


겨울 햇살 휘감아
화사한 분 바르고 긴긴밤 지새우다
새벽녘 내린 백설白雪의 소리까지,
할아버지 산소 어슬렁거리는 토끼
발걸음 소리까지,
살 애는 칼바람 소스라치게 울어대는
대나무 숲의 울음도,
골방 고구마 썩는 씁쓸한 냄새까지도
냉큼 빨아들이는 천혜의 발효식품


자연의 그 어떤 것을 마다 않고
묵묵히 수용하는,
영혼까지 맑게 하는 그 순수함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으리오   


지그시 눈을 감고
너를 입에 한 모금 깨물면
어느새,
처마 끝에 매달았던 부처가
세상을 활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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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광석님의 댓글

전광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이 메주 만큼이나 구수합니다...
고향 향기도 묻어나고 명절 앞두고 정 그리운 마음에 넉넉함이 있어 참 좋습니다...
석모도의 추억이 생각이 납니다 언제나 따뜻함으로 대하시는 시인님의 모습에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경용님의 댓글

최경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장과 육보까지 스며든 구수한 도량은 영혼에 이르니
부처가 따로 있음이 아니요 곧 처마끝에서 하늘 떠다니는 메주가 부처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지의 모든 것을 수용하는 메주처럼 깊은 맛을 우려내며 활기찬 세상을
맑은 영혼으로 이끌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이기를 기원드리면서....
시인님의 맑은 미소에 감사드리면서...환절기 건강 조심하소서...^^~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한겨울 아랫목에서
늘 자리하고 있던 구수한
메주 만큼이나 향긋함을 주십니다~
고운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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