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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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월란
오래 전 집을 지으면서 모델하우스 안에 있던 벽 한 쪽을 허물었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입구 한쪽의 벽을 허물고 나니 시야가 트였다
벽도 허물 수 있는 벽이 있고 허물수 없는 벽이 있단다
대부분 집채를 떠받치는 기둥과 맛물려 있는 탓에
어느 날 나의 동선이 지극히 한정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아니, 아주 미세한 차이로 차츰 차츰 좁아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벽이다
티끌 하나 없이 아주 맑고 깨끗한 벽
새가 날아오다 머릴 찧고 죽을만큼 투명하고 아름다운 벽
어둠 속을 걷는 청맹과니의 헛손질처럼 다가간다
벽 너머의 햇살은 더욱 눈부시다
방음벽 너머의 사람들은 늘 목젖 방아를 찧도록 웃어젖히고 있다
날아오던 파랑새 한 마리가 내 눈 앞에서 머릴 찧고 땅바닥에 떨어진다
나도 머릴 부딪치지 않기 위해 눈뜬 장님이 되어 더듬어 간다
사방이 벽이다
2008-02-13
댓글목록
고윤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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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가 벽에 부딪쳐 어둠 속에서 떨어지고..어둠 속에 사방이 벽이네요..
시인님 글 잘 읽었습니다..좋은 하루되세요..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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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
세상은 보이지 않는 벽 둘레가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집에 들면
창문도 그렇지만, 가족에 있어서도 필요한
벽이 있습니다. 필요한데 세워주고 불필요한 벽은 허물고 싶습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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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through a brick wall]
통찰력이 여리하신 이월란 시인님 감사합니다,,
건필하십시요,,,,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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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허물어서 좋을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때도 있지요.
"벽이다
티끌 하나 없이 아주 맑고 깨끗한 벽
새가 날아오다 머릴 찧고 죽을만큼 투명하고 아름다운 벽
어둠 속을 걷는 청맹과니의 헛손질처럼 다가간다
벽 너머의 햇살은 더욱 눈부시다"
아름답습니다.
건강하세요 시인님!
강현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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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하나 없이 아주 맑고 깨끗한 벽
새가 날아오다 머릴 찧고 죽을만큼 투명하고 아름다운 벽'
그런벽은 시인님의 고운 마음속에 이미 있는거 아닌가요.^^
사람들 사이에도 무수한 벽들이 있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벽.
한번만 허물면 모든것이 해결되는데
아집과 편견으로 똘똘뭉쳐 타인을 무시 배타하는 이들.
모든가 벽을 허무는날, 세상은 아름다워지리라 생각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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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인간과 물체를 두고 듣지 못하거나 보이지 않아도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벽은 항상 곁에서 장막을 치고 있습니다. 올리신 `벽` 잘 감상하였습니다.
정유성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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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마음의 방음 벽.../
시인님과 나 사이는 벽이 없는 듯 합니다.
파랑새와 푸른학이 노닐 수 있게
언제인지도 모르게 벽이 스스로 허물어지더군요.
존경하는 시인님, 선배님.
모든 이들의 마음의 벽이 사라지는 그 날.
세상에 파랑새와 푸른학이 노니는 그 날을
꿈꾸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