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현항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0건 조회 1,617회 작성일 2008-06-27 16:36본문
청운 현항석
한낮 땡볕 피해
두렁의 소나무 그늘아래
펼쳐놓은 곁두리 상 가녘
막사발에 넘치는 막걸리인 양
구공탄 붉은 불 위에
마른 생선이 탄 냄새 살을 뚫고
둥근 양철판 위에 놓인 째글째글
째그라진 누런 양은그릇의 탁배기 두 사발
빈 주전자는 늘어가고
젓가락은 짝을 잃을 즈음
처진 어깨를 추스르며 앞을 보니
뭔가 잃은 듯 갸우뚱대는 너는 누구더냐
우정을 잃었느냐
사랑을 잃었느냐
창젹을 잃었느냐
걱정마라 걱정을 마라 모두 다 찾아주련다
발아래 웃어대는 꽁초들엔 모르는 척
건성으로 하는 주인의 인사말에만 손 젓고
미소 지으며 뒤돌아보니 거우루 속에서도
말없이 빙긋이 웃으며 손만 흔들어 주더라.
** 곁두리 : 농사꾼이나 일꾼들이 끼니 외에 참참이 먹는 음식
** 가녘 : 가장자리
** 탁배기 : 막걸리의 경상도 방언
** 창젹 : 재물의 옛말
** 거우루 : 거울의 옛말
댓글목록
지인수님의 댓글
지인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 어렵던시절 한이 많았던
선배 문우님들의 운치있던
행적을 보는것 같습니다.
몸은 파.김치가 됐는데 시인님글로써
위안을 얻었습니다.
이정희님의 댓글
이정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의 그리움 가득합니다
없던 시절 이기는 하나 그래도
그시절이 넘 좋은것 같아요
고향의 정취 만끽 하고 갑니다
반갑습니다
건안 하시고 건필 하세요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옛날 그시절
탁배기 한잔에 양은 남비 두드리며
장단 맞춰 유행가 한 가락 뽑던 시절이
그리워 집니다
좋은 詩 잘 감상 하였습니다
시인님 건안 하십시요.
오용순님의 댓글
오용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진동 대폿집에서 학사주점까지
대포 한잔이 왕대포라 간판도 달라지고...
이어 사라진 우리 세대의 젓가락 그리고 막걸리 벗님아
아아 젊은 날의 추억이여.....
윤기태님의 댓글
윤기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6 - 70년대 저도 논두렁에 쭈그리고 않아
일꾼들 새참 드시는 어깨 넘어로 막걸리
한사발에 한 낮 땡볕에 목마름을 달랬던
기억이 아련 하네요.
오늘 같이 비오는 날 대포집에서
명태찜에 한사발 생각 나네요.
건안 하십시요.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딱 무어라 꼬집을 수 없는
느낌으로 꽉 차오르네요.
제가 술 한 잔 걸친 느낌도 들고요.^^*
습한 주말 뽀송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글입니다.
잊혀질 뻔했던 예스러운 정경들의 추억 속에 흠뻑 젖어볼 수 있어서
너무나 매료되어 읽어 내려갔습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정을 잃었느냐>
<사랑을 잃었느냐>
<창젹을 잃었느냐>
걱정마라 걱정을 마라 모두 다 찾아주련다,,, 네,,, 맞습니다
엄윤성님의 댓글
엄윤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마음 편한 글 잘 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옛날에 많이 들어보던 말들이네요. ^^
정겨운 풍경과 말이 소록소록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