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발견 <2> 지정된 요일에만 배출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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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970회 작성일 2009-04-13 17:36본문
지정된 요일에만 배출해 주십시요
이 순 섭
하루하루 빼먹지 않고 꾹꾹 눌러 쌓이는 가정용 20L 일반 종량제봉투.
삼사일이 지났는가. 일주일이 지난지도 모르게
‘이 선 위는 봉투를 묶기 위한 부분입니다.’ 까지
차올라 더 이상 묶지 않을 수 없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날 네 귀퉁이를 묶는다.
잘 묶여지지 않으면 어느 끈이라도 찾아 온힘 다해 이어서 묶어야만 묶여진다.
배출시간은 저녁7시 이후라 배출지역에 따라 배출요일은 다르니
우리 사는 동네 배출요일은 일, 화, 목요일
일반 종량제봉투와 함께 사는 날, 일 년 동안은 배출요일 잊어버릴까
달력에 빨간 굵은 싸인 펜으로 써놓고 약속을 지키려 애썼다.
그러나 요령이 생겼으니 봉투가 꽉 차 묶는 날이 버리는 날이다.
지정된 장소라고 까지 없다.
손세차하는 성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분 일 하는 잡동사니 통 옆에
여러 종류 쓰레기들은 있으니 그곳에 버리면 된다.
이런 날도 보았다.
새벽녘에 쓰레기봉투 버리기가 무섭게
녹색 청소차가 와서 잽싸게 봉투를 던져 싣고 가는 것을.
하루 지난 오늘이 무슨 요일이나 생각해 보지만 요일은 머리 속에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 채워지지 않은 일반 종량제봉투는 계단 쓰레기 통 위에 있고
파지· 캔· 플라스틱· 병은 각기 일반 반투명 얇은 봉투에 채워져 세면대 구석에 쌓아놓는다.
역시 이것들도 버리는 요일이 지정되어 있지만 채워지는 대로 똑 같은 장소에 버린다.
다른 것이 있다면 종전에는 넘치기까지 꽉 채운 다음 묶을 수 없는 부분에 테이프를 부쳐 버렸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차면 두 귀퉁이를 묶어서 버린다.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세면대에서 풍기는 냄새를 하수도에서 역류되는 냄새로 여겼지만
커피 묻은 종이컵· 우유팩에서 우유 섞는 냄새는 과히 장난이 아니다.
역겨운 냄새를 피하기 위해선 그때그때 쓰레기는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버려야만 한다.
어제 밖에 나갔다 은행잎 모두 떨어진 은행나무 밑에서
종량제봉투가 보도 옆으로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유심히 쳐다보니 이것들은 영업용 종량제봉투였다.
그것도 100L 봉투 표면에 가내공장폐기물 딱지가 붙어있었다.
오늘은 공공용 종량제봉투가 또 은행나무 밑에 있는 것을 보았다.
내일은 집골목 입구에 깨진 유리를 버릴 수 있는 특수용 종량제봉투가 놓여져 있을 것이다.
이 순 섭
하루하루 빼먹지 않고 꾹꾹 눌러 쌓이는 가정용 20L 일반 종량제봉투.
삼사일이 지났는가. 일주일이 지난지도 모르게
‘이 선 위는 봉투를 묶기 위한 부분입니다.’ 까지
차올라 더 이상 묶지 않을 수 없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날 네 귀퉁이를 묶는다.
잘 묶여지지 않으면 어느 끈이라도 찾아 온힘 다해 이어서 묶어야만 묶여진다.
배출시간은 저녁7시 이후라 배출지역에 따라 배출요일은 다르니
우리 사는 동네 배출요일은 일, 화, 목요일
일반 종량제봉투와 함께 사는 날, 일 년 동안은 배출요일 잊어버릴까
달력에 빨간 굵은 싸인 펜으로 써놓고 약속을 지키려 애썼다.
그러나 요령이 생겼으니 봉투가 꽉 차 묶는 날이 버리는 날이다.
지정된 장소라고 까지 없다.
손세차하는 성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분 일 하는 잡동사니 통 옆에
여러 종류 쓰레기들은 있으니 그곳에 버리면 된다.
이런 날도 보았다.
새벽녘에 쓰레기봉투 버리기가 무섭게
녹색 청소차가 와서 잽싸게 봉투를 던져 싣고 가는 것을.
하루 지난 오늘이 무슨 요일이나 생각해 보지만 요일은 머리 속에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다 채워지지 않은 일반 종량제봉투는 계단 쓰레기 통 위에 있고
파지· 캔· 플라스틱· 병은 각기 일반 반투명 얇은 봉투에 채워져 세면대 구석에 쌓아놓는다.
역시 이것들도 버리는 요일이 지정되어 있지만 채워지는 대로 똑 같은 장소에 버린다.
다른 것이 있다면 종전에는 넘치기까지 꽉 채운 다음 묶을 수 없는 부분에 테이프를 부쳐 버렸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차면 두 귀퉁이를 묶어서 버린다.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세면대에서 풍기는 냄새를 하수도에서 역류되는 냄새로 여겼지만
커피 묻은 종이컵· 우유팩에서 우유 섞는 냄새는 과히 장난이 아니다.
역겨운 냄새를 피하기 위해선 그때그때 쓰레기는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버려야만 한다.
어제 밖에 나갔다 은행잎 모두 떨어진 은행나무 밑에서
종량제봉투가 보도 옆으로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유심히 쳐다보니 이것들은 영업용 종량제봉투였다.
그것도 100L 봉투 표면에 가내공장폐기물 딱지가 붙어있었다.
오늘은 공공용 종량제봉투가 또 은행나무 밑에 있는 것을 보았다.
내일은 집골목 입구에 깨진 유리를 버릴 수 있는 특수용 종량제봉투가 놓여져 있을 것이다.
추천4
댓글목록
장운기님의 댓글
장운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이묻어 있는 시인님의 생활이 그려집니다
저희집은 유난히도 종이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요즘 가까스로 줄이고 줄여서
화요일날 배출합니다
시인님 건안하십시요,,,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세상 살아가는 좋은 글
읽어 내려 갈 수록 공감하여
미소 짖고 감상하였습니다
건안 하신 모습이 문단의 힘이 되었습니다.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동네랑 같은 요일이네요.
지정된 요일에만 배출하면 거리도 한결 청결하고
좋을것 같은데 요일에 관계없이 늘 쓰레기는 나와 있더군요.
살아가는 사람의 향기가 폴폴나는 이야기 잘 보구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김남희님의 댓글
김남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식물 쓰레기 잘갔다 버리고 분리수거 잘하고
종이는 금새 놔두면 가져간답니다
시인님에 삶의 향기 즐감 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