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단추와 찍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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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379회 작성일 2009-10-28 12:24본문
우산 단추와 찍찍이
이 순 섭
우리 아빠는 우산을 안 사도 돼요.
우산 통이 있으니까요.
반드시 한 두 사람 우산을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오는 사람이 있어 고맙습니다.
아빠는 수시로 우산통에 다가가
아무렇게나 놓고 들어간 우산 곱게 접어 단추 채우거나
찍찍이에 붙입니다.
반갑게 오는 사람들은 손에 빗물 묻는 게 싫으나 봐요.
손 씻고 휴지가 있는데도 손 안 닦으면서
물 묻은 손으로 아무거나 잘 만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빠는 우산통 내 놓으시기가 귀찮으신 가 봐요.
비가 안 올 땐 보일러실에 넣어 두고 그 속에 비닐 봉투 등
꾹꾹 눌러 그 위에 쟁반 올려놓고
넣다 뺏다 번거로우신가 봐요.
아빠는 오늘도 아침에 비옷 입고 출근 하시자마자
우산통 내놓았지만 그 속에 들어간 우산은 두 개랍니다.
새벽에 오기 시작한 비는 이른 아침을 지나 멎고 말았으니까요.
우산통은 두 개랍니다. 작은 것 큰 것.
작은 것은 이단짜리 우산 넣기에 딱 좋지요.
아버지는 그 우산통에 별 신경을 안 쓰세요.
언제나 아버지 발밑에 있으니까요.
지금도 작은 우산통은 아버지 발밑에 있지만
큰 우산통은 보이지 않고 놓는 그 자리 벽에 함몰된
구내단자함(전화용 중간) 뚜껑이 보입니다.
우산 단추 끼는 소리와 찍찍이 붙이는 소리는
다르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십니다.
비 내리는 날 단추는 쇠붙이는 소리 내고
찍찍이는 옷 스치는 소리 내, 빗물 내 품고 있습니다.
나는 누군가 가지고 가지 않은 우산 쓰고 나갑니다.
이 순 섭
우리 아빠는 우산을 안 사도 돼요.
우산 통이 있으니까요.
반드시 한 두 사람 우산을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오는 사람이 있어 고맙습니다.
아빠는 수시로 우산통에 다가가
아무렇게나 놓고 들어간 우산 곱게 접어 단추 채우거나
찍찍이에 붙입니다.
반갑게 오는 사람들은 손에 빗물 묻는 게 싫으나 봐요.
손 씻고 휴지가 있는데도 손 안 닦으면서
물 묻은 손으로 아무거나 잘 만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빠는 우산통 내 놓으시기가 귀찮으신 가 봐요.
비가 안 올 땐 보일러실에 넣어 두고 그 속에 비닐 봉투 등
꾹꾹 눌러 그 위에 쟁반 올려놓고
넣다 뺏다 번거로우신가 봐요.
아빠는 오늘도 아침에 비옷 입고 출근 하시자마자
우산통 내놓았지만 그 속에 들어간 우산은 두 개랍니다.
새벽에 오기 시작한 비는 이른 아침을 지나 멎고 말았으니까요.
우산통은 두 개랍니다. 작은 것 큰 것.
작은 것은 이단짜리 우산 넣기에 딱 좋지요.
아버지는 그 우산통에 별 신경을 안 쓰세요.
언제나 아버지 발밑에 있으니까요.
지금도 작은 우산통은 아버지 발밑에 있지만
큰 우산통은 보이지 않고 놓는 그 자리 벽에 함몰된
구내단자함(전화용 중간) 뚜껑이 보입니다.
우산 단추 끼는 소리와 찍찍이 붙이는 소리는
다르다고 아버지는 말씀하십니다.
비 내리는 날 단추는 쇠붙이는 소리 내고
찍찍이는 옷 스치는 소리 내, 빗물 내 품고 있습니다.
나는 누군가 가지고 가지 않은 우산 쓰고 나갑니다.
추천5
댓글목록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가
아무렇게나 넣은 우산을
곱게 접는 손길의 단정함을 느껴 봅니다
손종구님의 댓글
손종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빨간우산, 노란우산 , 찢어진우산..
노래가 갑자기 입안에서 맴돕니다.
마른 가을에도 우산이 필요할 듯 합니다.
요즘 단풍비가 많이 내리거든요.
빨간비, 노란비에 물들고 싶으면
우산 던져버리고 그냥 맞아도 될 듯한 가을입니다.
오늘도 전국은 흐리답니다.
비가 온답니다.
파란하늘에서 단풍비가 온답니다.
"우산 단추와 찍찍이" 잘 일고 갑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상 생활의 한 단면을
실감나게 공감하며 감상하였습니다
< 우산 단추와 직찍이 > 잘 감상하였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